
"포스코의 독단에, 포항의 무능함에 너무 화났습니다. 오염 많고 위험한 생산 공장은 포항에 짓고, 기업의 책임은 서울에서 다 하겠다는 포스코의 상생방침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포항은 말 한마디 못했습니다."
포스코그룹이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연 지난달 28일 포항시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 관계자들은 상경해 '지주사 전환의 부당함'을 외쳤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주사 전환저지가 어렵다면 본사 위치만이라도 포항에 둘 요량으로 최정우 회장과의 만남을 요청했지만 최 회장은 '일정'을 이유로 거절했다.
포항의 많은 반대 목소리를 뒤로 하고, 이날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포스코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될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가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홀딩스 본사 위치를 말하진 않았지만 조직의 머리역할을 하는 미래기술연구원을 이미 서울 테헤란로에 마련한 터라 몸통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측은 "포항제철소의 인력과 지역기여 등 변화되는 건 없다"며 지역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주도권이 포스코홀딩스로 넘어가면 기존에 가졌던 포스코 포항 본사기능 위축은 불 보듯 뻔하다.
그간 포스코는 포항제철소가 포항본사라는 까닭에, 싫든 좋든 지역 대규모 사업지원과 다양한 민원을 함께 고민해왔다. 그런데 앞으로 포스코홀딩스가 서울에서 자리잡고, 주요 임원들이 모두 이곳에 포진되면 포항을 돌아볼까 부터 의문스럽다.
포스코홀딩스 탄생에 대해, 한대정 전국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미래 신사업 성장을 명분으로 내세운 뒤, 실속은 중대재해처벌법 피하고 회장지배권 키우는 것"이라며 "(포항 등)이해관계인과 협의 한번 없이 빠르게 진행된 지주사 전환에 대해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포스코홀딩스 설립 얘기는 지난해 11월부터 나왔는데, 정작 포항시가 움직인 것은 주총이 코앞에 다가온 지난달 중순부터다. 시민단체가 움직이긴 했지만 포항시와 정치권 지원을 받지 못하니 힘 한번 제대로 못썼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홀딩스는 주주들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최 회장의 '일방통행식 추진력'과 이강덕 시장의 '뒷북행정', 정치권의 '무관심' 등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라는 얘기가 더 맞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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