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위문편지는 일제 잔재…난 '아저씨 명복 빈다'고 적어"

입력 2022-01-13 14:22:45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서울의 한 여고생이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위문 편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위문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어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다.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썼다. '전방에 계신 파월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고 전했다.

앞서 군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위문편지가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반강제적인 위문편지를 없애달라는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서울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작성한 이 편지에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생들은 '편지 작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위문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면서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억지로 쓴다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며 위문편지 금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학교 측은 "위문 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행사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어떠한 행사에서도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