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여관·고시원 살던 98명 임대주택서 새 삶

입력 2021-12-23 17:40:35 수정 2021-12-23 19:41:26

올해 대구시 주거 지원 전국서 가장 활발
대구주거복지센터 '2021 주거취약계층 주거 상향지원사업' 보고회
대구시 적극적 행정 필요 지적, 주거 복지 관련 업무 통합 필요성 제기

대구주거복지센터는 23일
대구주거복지센터는 23일 '2021 주거취약계층 주거 상향지원사업' 성과보고 대회를 열었다. 배주현 기자

올해 대구에서 주거 상향 지원사업으로 쪽방과 여관, 고시원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 98명이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사해 새 삶을 시작하게 됐다.

23일 대구주거복지센터(이하 주거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모두 1천483건의 상담을 진행해 86명의 취약계층의 주거 상향 성과를 거뒀다.

이달 말까지 12명의 이주가 추가 예정돼 있다. 올 한 해 주거취약계층 98명이 공공임대주택으로 거주지를 이전하게 된다. 이는 주거복지센터가 올해 목표한 이주 인원 60명을 훨씬 넘어선 수준이다. 대구의 주거 상향 지원 사업이 전국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것이다.

주거 상향지원사업은 쪽방과 여관, 고시원, 노숙인 시설, 반지하 등에 사는 주거취약계층들이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처음 시행됐다.

주거 상향 지원 사업 대상은 쪽방, 여관 등 비주택 거주지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들이다. 2021년 기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70% 이하이거나 총자산 가액이 2억 1천550만원 이하, 자동차 가액 3천496만원 이하여야 한다. 초기 상담을 통해 자격요건이 확인되면 신청을 하고 선정 여부에 따라 이사를 진행한다.

임대주택으로 이사한 박모 씨는 "한 평의 작은 모텔 방에서 지내면서 나만의 공간이 없었는데 넓은 집에 나만의 공간이 생기니 기분이 좋다"며 "그 전 집에선 세탁기가 없어 손빨래를 해왔기에 손가락이 너무 아팠다. 새 집엔 세탁기도 있어 이제 손가락 통증 걱정을 덜었다. 원하는 집에 들어오게 되니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지자체의 종합 주거복지 전담 조직 신설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지원사업의 주무 부서는 대구시 건축주택과이지만 기존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대구시 지원 사업은 복지정책과에서 진행되고 있어 업무협조가 원활하지 않다.

최근 대구시내 쪽방, 여관, 여인숙이 밀집한 지역에 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주거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구시의 대책과 정책적 지원은 부실하다. 주거 상향지원사업 역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시의 정책 지원과 예산 편성 확대가 필요하다.

대구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주거취약계층 주거상향지원사업과 비슷한 사업이 LH공사 발주사업인 '비주택거주자 이주·정착지원사업'이 있다. 사업 이름만 다르지 대상자, 지원서비스 등이 같아 지원자가 중복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두 사업을 하나로 매칭해 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부금을 통해 지원되던 이주지원비가 기부금 종료로 지난 8월부터 중단돼 상당수 비주택거주자가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기부금이 아니라 무보증제도의 전면 도입이나 보증금에 대한 추가 예산편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