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조리 고분군서 내방외원 형태 토석제단… 지름 10m, 변 4.4m, 높이 1∼1.4m
유물로 토기와 귀걸이 출토, 동물 뼈 등은 나오지 않아
경북 고령군 연조리 고분군에서 6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대가야의 제의시설이 발견됐다. 가야문화권에서 제의시설이 확인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학계는 대가야 국가제사의 실체를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고령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대동문화재연구원은 대가야 무덤군에서 연조리 고분군의 1호분을 발굴조사한 결과 옛 무덤이 아니라 대가야 제의시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발굴된 제의시설은 16일 오전 공개된다.
연조리 고분군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인 고령 주산성 인근에 있으며, 5∼6세기 봉분 65기와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 300여 기가 분포하고 있다. 조사 지점은 무덤이 모여 있는 곳과 표고 차가 60m 정도이다.
제의시설은 아래쪽은 원형이고, 위쪽은 정사각형인 내방외원(內方外圓) 형태를 띠고 있다. 원의 지름은 대략 10m이며, 사각형 변은 4.4m다. 높이는 1∼1.4m로 측정됐다.
구조적으로는 바깥쪽에 돌을 쌓아 올리고, 안쪽은 흙을 채워 넣어 축조한 '토석제단'(土石祭壇)이다. 다만 북쪽과 서쪽 일부에서만 비교적 큰 할석(割石·깬돌)으로 만든 석축(石築)이 잘 남아 있다.
유물로는 토기와 귀걸이가 출토됐으며, 동물 뼈 등은 나오지 않았다.
제의시설 북쪽 기단부 아래에서는 변의 길이가 약 3m인 사각형 구덩이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덩이 내부에서는 목탄과 태운 흙을 포함한 점토가 확인됐다. 목탄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시기가 5세기 전반으로 조사돼 내방외원 형태의 제의시설을 만들기 전 같은 자리에 또 다른 제사 목적 시설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제의시설 남쪽에서는 시설을 일부 파괴하고 6세기 후반에 지은 것으로 짐작되는 석실(石室)이 발견됐는데, 신라가 562년 대가야를 병합한 이후 제의시설이 기능을 상실하면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대동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 유적을 제의시설을 볼 근거로 독특한 구조와 다른 무덤을 내려다보는 높은 위치를 꼽았다.
그는 "아래는 둥글고 위는 네모진 고대 제의시설은 국내 다른 지역에서 나온 적이 없다고 알고 있다"며 "시설물 형태가 원형에서 갑자기 사각형으로 바뀌는지, 아니면 서서히 변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방외원이라는 형태는 하늘이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우주관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의시설과 관련된 사실을 추가로 알아내기 위해 유적과 인접한 배례(拜禮) 공간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대가야의 국가 제사에 관한 문헌 기록은 없지만, '삼국사기' 등에 신라가 국가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어 대가야에서도 대규모 제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연조리 고분군 1호분과 가까운 2호분은 한국전쟁 무렵에 축조한 간이 시설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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