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칠과삼'(功七過三). 1976년 중국 독재자 마오쩌둥(毛澤東) 사망 후 마오 격하 운동이 벌어지자 당시 실권자 덩샤오핑(鄧小平)이 한 말이다. 마오가 잘못한 것도 있으나 잘한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후 중국 공산당은 1981년 6월 제11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해 이를 공식화한다. "마오는 말년에 엄중한 착오를 범했으나 일생을 통해 보면 공적이 첫 번째이고 착오는 두 번째이다."
역사에 대한 '열린 평가'를 지향하는 민주국가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역사 해석 독점이지만 정치 지도자의 공적에 대한 그 나름의 균형 있는 평가의 시도라는 점에서는 참고할 측면도 있다. 이런 시각을 채택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도 공이 있다. 바로 경제 성적이다.
전 전 대통령 집권기(1981~1987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8.7%였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성장률 3.04%보다 무려 5.66%포인트나 높았다. '화려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이에 대해 일부 논자들은 1986~1988년의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덕을 본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지만 근거 없는 비방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중론이다. 3저는 세계 공통이었지만 한국처럼 잘 활용한 국가도 있고 그렇지 못한 국가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런 평가에 동의했다. 그는 지난 11일 경북 칠곡을 방문해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3저 호황을 잘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가 맞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한 데 대해 "살인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고 비난했던 것과 천양지차의 평가였다.
이를 두고 TK에 잘 보이려는 진정성 없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이 후보의 발언을 그대로 믿어줘야 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없지 않았다. 이 후보는 그런 마음을 배신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 공과' 발언이 논란을 빚자 13일 전 전 대통령이 "범죄자"라고 네 차례나 반복했다. 이런 말 뒤집기는 한두 번이 아니다. 얼굴이 보통 두꺼운 게 아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