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교 시절 '팔공은 북녘에 가로 놓이고~'로 시작하는 교가를 부르며 그 높은 뜻과 기상을 이어받자는 가사처럼 팔공산 모습을 가슴에 품고 살아 온 것 같습니다. 또 옛 고대사뿐 아니라 근세사에서도 많은 굴곡과 사연을 지녔기에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감회가 서려 늘 숙연해집니다."
지난 5~7일 열린 2021대구아트페어에서는 5천여 점에 달하는 출품작품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첫 선을 보인 대구 출신 화가 권순철(77) 화백의 초대작 '팔공산'이 그것이다.
1천호(650x190cm) 크기에다 제작기간만 1년이 걸린 작품 '팔공산'은 비취빛 하늘 아래 하얀 영기가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웅장한 모습으로 재현돼 대구경북의 영산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권 화백은 "60여 년의 화업을 이어오면서 대충 2천여 점의 그림을 그렸고 대구를 주제로 한 그림민 50여 점이 된다"고 말했다. 주로 팔공산, 화원, 앞산 등이 주제다. 그는 "고교시절 동촌과 대봉동, 삼덕동 인근의 모습을 그렸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진 모습들이라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권 화백은 젊어서는 추상화 같은 서구미술의 유행에 따랐으나 이후 한국적인 것을 찾는데 힘을 쏟았고, 이중에서도 한국인의 얼굴, 우리의 넋, 한국의 산과 강, 나무, 꽃 등 우리 것을 화폭에 옮기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프랑스 유학 시절에도 일관되게 우리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저의 일관된 작품 주제와 미적 탐구는 한국적인 것을 찾아 그 아름다움을 세계인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작품양식은 구상과 추상을 가리지 않으며,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대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 '팔공산'도 희수(喜壽)를 넘기면서 수구초심의 심정을 작품화한 것이다. 권 화백은 장래 작품 구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회화뿐 아니라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현대적 매체(비디오나 영화, 디지털 컴퓨터 작업)를 이용한 작업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또한 고향 대구에 대한 애정도 감추지 않았다.
권 화백은 "대구는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중심 역할을 했고 이인성, 정점식 등 걸출한 화가들이 있었고 많은 현존하는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 또 해외에 진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 우리나라 회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작가들도 많다"며 "앞으로 대구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피렌체 같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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