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젠 대놓고 ‘표퓰리즘’ 하겠다는 이재명의 무모함

입력 2021-11-08 05:00:00 수정 2021-11-08 06:22:5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요소수 관련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요소수 관련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퓰리즘은 국가와 사회가 자살하는 지름길이다. 국민의 94.5%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베네수엘라가 이를 웅변한다. 이를 보고도 '표퓰리즘'을 하겠다고 한다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런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이 후보는 7일 "희망을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표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표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쌀 사 먹게 2만 원만…" 22살 청년 간병인의 비극적 살인'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소리 없는 사람들의 서러운 삶과도 함께하는 이재명 정부를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 청년의 '비극'을 들여다보면 이 후보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표퓰리즘이라도 하겠다"고 한 것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희망을 잃은 청년을 구하려면 포퓰리즘이 아니라 적시에 필요한 곳에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 포퓰리즘은 국민을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하고 종국에는 나라를 거덜내는 마약일 뿐이다. 이 후보가 주장하는 기본 소득, 기본 대출, 기본 주택 등 '기본 시리즈',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이 그런 것이다.

포퓰리즘은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이를 마련하는 방법은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늘거나 아니면 빚을 내거나 둘 뿐이다. 전자가 최선이지만 우리 경제는 이미 장기 저성장 추세에 들어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10년 내에 0%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금융연구원도 2030년에 0%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빚을 내는 것도 쉽지 않다. 국가부채는 내년에 1천조 원, 2029년에 2천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더 내면 국가신용도 추락은 피하기 어렵다. 이는 외국인 투자 감소와 철수로 이어질 것이다. 그 결과는 파멸적 경제 위기일 수 있다. 이 후보의 주장은 이런 '국가 자살'의 길로 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