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중·고교 신설, 주민들이 나선다…"'수성구 쏠림' 막아야"

입력 2021-10-31 15:36:13

10월 27일과 30일 2차례 주민 간담회로 머리 맞댄 시민들

지난 30일 대구 동구 지역 중·고등학교 유치를 위한 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구민수 기자
지난 30일 대구 동구 지역 중·고등학교 유치를 위한 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구민수 기자

대구 동구의회가 중·고등학교 신설을 위해 주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거리 서명운동 등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효철 동구의원은 지난 30일 오후 대구 동구에서 동구 중·고교 설립을 위한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동구의회는 최근 연구용역,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학교 유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7일과 이날 2차례 열린 주민 간담회에는 각각 50명씩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간담회에선 수성구와 동구의 교육 격차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동구의 초등학교 수는 32개로 수성구(34개)와 큰 차이가 없지만 중학교는 동구가 12개, 수성구가 23개로 수성구가 11개 더 많다.

중학생 수는 동구가 5천812명, 수성구 1만5천789명으로 수성구 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동구 신천동 주민 이순희(55) 씨는 "초등학교 5, 6학년만 되면 다들 수성구로 이사를 한다"며 "학교만 괜찮은 곳이 있으면 거기까지 갈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수성구 쏠림현상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성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정애(50) 씨는 "수성구에만 매달리는 대구의 교육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 참석했다"며 "동구에 중·고등학교 진학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씨는 "부모에 의해서 강제로 수성구로 전학 온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할 때가 많다"며 "굳이 수성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동구 지역에서 주택 정비 사업이 활발해짐에 따라 학교도 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동구에선 신암재정비촉진지구 7곳, 주거환경정비사업 18곳, 소규모 정비사업 38곳 등 63곳의 주택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입주 예정 가구 수는 2만4천900가구로 약 5만6천 명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구 신암동 한 신축 아파트(700가구 규모) 한 입주 예정자(34)는 "인근에 초등학교는 있지만 중·고등학교가 마땅한 곳이 없어서 입주 예정자들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왔다"며 "학교 신설에 대한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동구의회는 앞으로 거리 서명운동 등을 펼쳐 국회와 교육청을 설득할 계획이다. 신효철 구의원은 "인구가 감소하니 학교도 줄어야 하는 게 교육부 생각인데 이건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저출산 시대에는 학생들의 통학 거리를 고려한 소규모 학교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