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노태우 "5·18희생자에 용서 구해…모두 나의 무한책임" 유언

입력 2021-10-27 14:21:44 수정 2021-10-27 16:50:32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이 시작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를 일기로 사망한 가운데 2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이 시작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서거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희생자에 대해 사죄의 뜻을 표한다는 유언이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는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인의 생전 유지에 대해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컸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 앞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하셨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돌아가시기 전에 육성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평소 하셨던 말씀을 간단히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재임 전부터, 특히 재임하자마자 광주 5·18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를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했고, 관련 특별법도 제정했다"며 "하지만 이후 5·18 관련 처벌도 받고 여러 정치적 상황에서 본인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5·18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을 중간중간 많이 피력하셨다"며 "그런데 10년 넘게 누워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여서 직접 말씀으로 표현 못 하신 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노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장지에 대해 "현충원 국립묘지도 명예스럽지만, 고인과 인연이 있고 평소의 북방정책, 남북 평화통일 의지가 담긴 파주 통일동산에 묻히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고 그렇게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사하게도 국가장으로 장례 절차를 결정했다"며 정부에도 사의를 표했다.

앞서 전날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 공개한 유언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고도 유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