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반 베이비시터 매칭 플랫폼으로 20대 돌봄 노동 활성화

입력 2021-10-15 15:45:49

대구 내 대형 돌봄 플랫폼 내 구직 회원 중 20대 비중 40%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비중 늘며 짬 내서 돌봄 알바 하는 대학생 늘어
정부 차원 모바일 플랫폼 마련 통한 공공 돌봄 강화 필요성도 제기돼

대구시교육청은 맞벌이 부부와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돌봄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 3월
대구시교육청은 맞벌이 부부와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돌봄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 3월 '엄마품 돌봄유치원'을 지난해 80곳에 올해 100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원생을 돌보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매일신문DB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아이돌봄 연결플랫폼 활성화로 과거 50, 6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이 돌봄 영역에 20대의 참여가 늘고 있다.

아이돌봄 연결플랫폼은 돌봄 가능 날짜와 원하는 돌봄 유형 등 서로 조건에 맞는 돌봄 공급자(시터 회원)와 수요자(부모 회원)들을 편리하게 연결해주고 있어 돌봄 인력이 필요한 부모와 일자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15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확인되는 아이돌봄 연결플랫폼 어플리케이션은 10개 정도가 올라와 있다. 이 중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플랫폼인 '맘시터'는 문을 연 지 3년만에 올해 1월 기준 누적 회원 80만명을 달성했다.

특히 이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활용 능력이 뛰어난 20대의 돌봄 노동 참여가 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15일 기준 '맘시터'에서 현재 구직 중인 대구 내 시터 회원 총 2천29명 중 20대(803명) 비율이 전체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구 내 20대 시터 회원 803명 중 477명인 60%가 대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40대 21%(430명), 50대 20%(420명), 30대 14.7%(299명), 60대 3.8%(77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로 봤을 때도 현재 구직 중인 시터 회원 3만4천242명 중 37%(1만2천662명)가 20대 회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20대의 돌봄 노동 참여가 늘고 있는 이유로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면서 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생 이모(20) 씨는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그래서 하루 세 시간씩 일주일에 2번 20개월 된 아이를 돌보면서 차후 워킹홀리데이 자금을 모으는 중"이라고 했다.

돌봄 수요자인 학부모들도 유아교육과, 초등교육과 등 아이 돌봄 관련 전공자로서 20대 대학생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동구에 사는 김모(43) 씨는 "대학교 유아교육과 재학생이었던 베이비시터를 쓴 적이 있었는데 20대라 아무래도 아이와 놀아주는 데 필요한 체력도 좋고 자신의 전공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며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보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현장 실무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돌봄 수요 충족 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에서도 모바일 기반 아이돌봄 연결플랫폼을 도입해 공공 돌봄을 강화해야 된다고 조언한다.

이용순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조직국장은 "아이돌봄 연결어플을 통해 모바일 접근성이 좋은 20대의 돌봄 노동 참여가 활성화되면서 베이비시터 인력 풀이 확대돼 돌봄 공백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건 좋은 현상"이라면서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에서도 이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돌봄 매칭 시스템을 도입해 정부 차원에서 돌봄 영역을 체계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