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주호영 모델' 두고 선택의 기로
대구경북(TK) 유이한 3선인 윤재옥(대구 달서구을)·김상훈(대구 서구) 국민의힘 의원이 향후 정치행로를 두고 이른바 '이철우 모델'과 '주호영 모델' 사이에서 선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곽상도 무소속 의원(대구 중남구)의 의원직 사퇴로 안개 속에 빠진 내년 대구시장 선거판에 두 사람의 등판론이 거세지는 탓이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3선 임기 절반에 이르면서, 정치적 결단의 순간에 봉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같은 3선 임기 중 광역단체장에 출마해 당선된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모델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출마설을 뿌리치고 중앙 정치권에 잔류해 5선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을 따라갈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것이다.
2017년 12월 당시 김천 지역구 3선 의원이었던 이철우 지사는 차기 경북도지사 선거 자유한국당 경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듬해 경선에서 같은 당 안동 지역구 3선의 김광림 의원을 접전 끝에 꺾은 이 지사는 본선에선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민선 7기 경북도지사에 올랐다.

반면 2013년 당시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 3선 의원이었던 주호영 의원은 이듬해 대구시장 선거 출마설에 이름을 올렸지만, 선거를 1년 앞두고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에 연임하며 불출마 의사를 못 박았다. 이후 주 의원은 2014년 정책위의장, 2020년 원내대표를 지내며 TK 유일 '내리' 5선으로 중앙 정치권에 뿌리를 내렸다.
윤재옥 의원과 김상훈 의원은 앞선 두 사람의 상이한 선택을 참고하며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대구시장 출마의 경우,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더욱 뚜렷하게 표명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두 사람은 대구지역 국회의원 중 권 시장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는 만큼, 경선에서 권 시장과의 맞대결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일부 재선 의원에도 뒤지는 낮은 인지도가 출마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철우 지사는 당 사무총장, 대선 총괄선대본부장, 수석 최고위원을 잇달아 지내며 3선이 맡을 수 있는 당 핵심 요직을 꿰찬 직후 도지사에 당선됐다.

중앙 정치권 착근(着根)을 시도할 경우엔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TK 4선 공천 관문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호영 의원 역시 4선 문턱에서 이른바 '친박 파동'에 휩쓸리며 컷오프 됐지만, 무소속 출마를 감행해 생환했다.
22대 총선에서 인적쇄신이 강조되며 'TK 물갈이론'이 또 한 번 불어 닥치면, 주 의원과 달리 두 사람의 생환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현실적인 분석이다. 이에 차기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TK를 대표할 수 있는 중진임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듭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적 명운이 달린 선택 앞에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두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하든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가 임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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