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숙 대구 여성청소년교육국장
"유튜브도 있고, 네이버도 있고, 필요한 건 언제든 검색만 하면 되는데, 바쁜 일상에 굳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요."
MZ세대의 말이 아니다. '라떼는 말이야'를 가슴에 꾹꾹 누르고 사는 '올드'한 세대의 이야기다. 모름지기 지성인이라면 가방 안에 귀퉁이 접힌 책 한 권 정도는 넣어 다녀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도시철도나 버스 어디에서도 휴대폰을 포기하고 책을 펼쳐 든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스스로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한 장도 넘길 수 없는 책 대신, 그저 틀어놓기만 해도 눈과 귀로 흘러 들어가는 수많은 동영상 천국에서 어느새 책도 그 운명을 다한 것처럼 보인다.
스마트폰이라는 신세계를 누구나 하나씩 손 안에 가지면서 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그야말로 책 읽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의하면 2019년 성인 한 명이 한 해 동안 읽은 책의 양은 단 6.1권으로 2017년 8.3권에 비해 2.2권이나 줄었다.
더군다나 1년간 책 1권 이상을 읽은 성인의 비율도 52.1%로, 성인의 절반이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는 끊임없이 책 읽기를 권하는 것은 독서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12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책을 꾸준히 읽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년 가까이 오래 산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영국 서섹스 대학의 한 연구에서도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쌓아두기만 해도 똑똑해진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2018년 국제학술지 '사회과학연구'(Social Science Research)에 실릴 정도니 지적인 즐거움을 준다는 원초적인 이유 외에도 책을 읽어야 할 수만 가지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구시는 '책 읽는 대구'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올해도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이 함께 읽고 정서적 공유와 연대감을 형성하고자 2016년부터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2021년에는 전문가 추천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아동('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등 3권), 청소년('처음이에요. 가족이지만' 등 3권), 성인('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등 4권) 등 3개 분야 총 10권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고 도서관마다 비치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8개 구·군의 작은도서관 독서모임을 중심으로 '올해의 책' 중 한 권을 선정해 독서토론회를 릴레이식으로 실시, 대구 전역으로 독서문화를 확산하고 이 기회에 작은도서관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바쁜 일상에서 이동이나 대기 시간을 이용해 잠시나마 짧은 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도시철도역, 문화시설 등 12곳에 '문학자판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 아울러 내 집 앞의 크고 작은 280여 개 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 문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 간의 거리두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낯선 시간을 가진 지도 벌써 1년 7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분들,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지 못해 외롭고 지친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시대, 거리두기와 마음의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 중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우아하고 경제적인 방법이 있을까.
독서의 달, 9월을 맞아 이번 주말부터라도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이 가을, 책을 읽는 당신과 읽지 않는 당신은 많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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