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에서 인기를 끄는 추억의 드라마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년 넘게 방송됐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다. 그리고 제1공화국부터 제5공화국까지 비사를 다룬 정치 드라마 '공화국' 시리즈가 있다.
1981년 '제1공화국'이 방영된 이후 2005년 '제5공화국'까지 드라마 '공화국' 시리즈는 계속 이어졌다. 대통령들을 연기한 탤런트들이 실제와 얼마나 닮았는가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승만은 최불암, 윤보선은 이순재, 박정희는 이진수와 이창환, 전두환은 박용식과 이덕화, 노태우는 서인석이 연기했다. 박용식은 전두환과 닮았다는 이유로 출연 금지를 당했다가 '제4공화국'에서 전두환을 연기해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공화국' 시리즈는 대통령을 하방(下放)시킨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마주하기조차 두려운 존재로 대통령을 그리지 않고 그들의 인간적 고뇌와 아픔은 물론 부끄러운 부분까지도 담아 냈다.
'제5공화국'을 끝으로 정치 드라마가 자취를 감췄다. 멜로 드라마들이 인기를 끄는 시대 변화에 정치 드라마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정치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해진 것도 정치 드라마 퇴장의 요인이 됐다.
문재인 정권 비화를 다룬 정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첫 장면은 박근혜 탄핵이나 노무현의 비극적 죽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 조국, 추미애, 윤석열, 이해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드라마 주연이 될 것이다. "내로남불" "마음의 빚" "아비로서 고통스럽다" "GSGG" 등 실제 인물들이 주옥과 같은 말들을 쏟아 냈기에 드라마로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도 않다.
문 정권을 다룬 드라마에 담길 흥미로운 사건들도 많다.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의 남북 관계 파탄, 조국이 불러온 진보·보수의 대결, 조국·추미애와 윤석열의 대결 등 시청률을 견인할 사건들이 널렸다. 문재인과 조국이 어떻게 인연을 맺었고, 서로 어떤 작용을 주고받았는지도 드라마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문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드라마 제작진은 당사자들로부터 줄줄이 소송에 휘말릴 게 뻔하다. 문 정권을 다룬 드라마를 보는 것은 포기하고 정권 주역들이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현실판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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