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0년 걸린다는 백신 초고속 개발, 어떻게 가능했나

입력 2020-12-09 15:28:23

영국 가디언, 민관의 막대한 개발비 지원·기술 발전 등 꼽아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화이자의 로고. 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화이자의 로고.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1년도 안돼서 백신이 나온 가운데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신 전문가들을 통해 초고속 개발 및 승인이 가능한 이유를 살펴봤다.

영국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지난 10월 국가안보전략위원회의에서 백신 개발에 보통 10년이 걸리고, 5년 내 개발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코로나19 백신이 초고속으로 개발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로 가디언은 막대한 개발비 지원을 꼽았다.

각국 정부가 백신 개발에 공공 재원을 쏟아부었을 뿐만 아니라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과 같은 민간 영역에서도 상당한 자금을 기부했다. 제약업체들은 자금 문제 우려를 제쳐두고 신속하게 백신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상황이 긴박한데다, 백신 예비 수요가 높은 점도 백신 개발 속도가 빨랐던 이유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에번스 교수는 "정부의 백신 선(先)구매 조치가 개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백신 접종을 하도록 유인했다"고 말했다.

중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의 유전자 서열을 공유한 점과 이미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연구가 축적된 점도 도움을 줬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졸탄 키스 박사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사용한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은 개발된 지 20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백신 개발에 도움을 주려는 임상 시험 참가자들을 모집할 수 있는 점도 백신 개발 기간을 줄였다.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개발에 참여한 브리스톨대의 아담 핀 교수는 "(임상 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데 통상 몇 주, 몇 개월이 걸리는데, 이번에는 하룻밤 사이에 모집됐다"고 말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심사기관의 사전 검토작업인 '롤링 리뷰'(rolling review)를 거친 점도 백신 심사가 빠르게 이뤄진 배경으로 꼽혔다. 롤링 리뷰는 임상시험 자료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망한 의약품이나 백신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우선 제출된 자료를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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