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세무직렬 공무원, 승진 적체 불만…"사기 저하"

입력 2020-11-08 17:32:18 수정 2020-11-08 18:45:05

1993년부터 5년 동안 세무직 대거 선발…적체 현상으로 승진 제때 못해 사기 저하
행정·사회복지 등 타 직렬 후배가 먼저 승진

지난 6월 대구 중구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는 모습. 매일신문DB
지난 6월 대구 중구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공부를 하는 모습. 매일신문DB

세무직 공무원들의 인사 적체가 극심해 해당 공무원들의 불만이 높다. 세무직을 전문화한다는 명목으로 1993년부터 5년 동안 세무직을 필요 인원 이상으로 대거 뽑아버린 탓이다. 25~30년차에 달하는 세무직 공무원들이 제때 승진을 못해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구시 인사혁신과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세무직렬 공채는 1993년부터 실시했다. 이전까지는 행정직렬 공무원이 세무 업무를 봤지만, 전국적인 비리 사건이 대거 발생하자 세무직 전문화를 명목으로 1993년도부터는 세무직을 따로 선발하도록 한 것이었다.

대구시가 세무직 9급으로 선발한 인원은 1993년 57명, 1994년 73명, 1995년 121명, 1996년 120명, 1997년 62명 등 5년 동안 433명에 이른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른 직렬과 달리 세무직렬을 뽑지 않거나 뽑더라도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공채 선발인원이 급감했다.

때문에 다른 직렬과 달리 5, 6급 승진을 못하고 있다는 푸념이 나온다. 세무직 공무원 A씨는 "1993년에 공채로 들어왔으면 27년 근속을 한 셈인데, 이 정도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현재 대구시와 구군에 1993년 세무직 9급 공채로 들어온 사람 중에 5급 사무관인 사람은 2명밖에 없다"고 했다.

승진 적체는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수에 따라 퇴직금과 연봉이 정해지는 공직 특성상 타 직렬 동기나 후배보다 승진이 늦어지면 그만큼 손해라는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27년차 행정직 공무원 B씨는 "행정직렬이나 사회복지직렬에 있는 10년 후배가 세무직렬 선배도 못 받는 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채 선발 당시 세무직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퇴직할 때까지 보직을 못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구군에서는 자치법규 개정을 통해 급수별 정원을 조정, 6급 자리를 늘리고 이를 세무직으로 채워 적체 해소를 꾀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직렬의 반발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구시 세정담당관실 관계자는 "구군으로부터 직렬간 전직을 용이하게 해서 소수직렬 적체를 해소해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는다"며 "2016년에는 행정안전부에 세무직 6급을 행정직 6급으로 전직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도 해봤지만 법령 개정이 필요하고 타 직렬 정원도 정해져 있는 터라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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