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선물…'건강기능식·위생용품' 뜬다

입력 2020-09-02 16:49:49 수정 2020-09-02 20:34:35

지난해 비해 55%·17% 올라…손 소독제·마스크 큰 성장세
와인·커피세트 등 상품 인기…긴 장마 영향 과일 생산 감소

롯데백화점 대구점 정관장 매장에서 직원이 홍삼 엑기스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대구점 정관장 매장에서 직원이 홍삼 엑기스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일제히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선물 트렌드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위생용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반면 전통적인 선물세트 강자였던 과일은 역대급 장마 영향으로 판매가 주춤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도에 있는 시댁 방문을 포기하고 선물 전달로 대신하기로 한 주부 A(33·대구 북구) 씨는 최근 선물세트를 고르려 백화점을 찾았다.

A씨는 "가장 무난한 과일을 고르려 했는데 값이 너무 오르고 상태도 안 좋아 보여 손길이 가지 않았다"며 "가장 필요한 선물이 뭘까 고민하다 마스크·손 세정제 세트와 홍삼을 골랐다"고 말했다.

건기식과 위생용품이 사상 첫 '코로나 추석'의 베스트셀러 등극을 앞두고 있다.

2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건기식·위생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홍삼 엑기스 제품군 매출이 87% 늘었다. 지난달 21~31일 대구백화점의 홍삼세트 판매도 15% 이상 신장했다.

이마트가 새롭게 선보인 손 소독제, 손 세정제, KF 마스크 등 위생세트는 지난달 13~28일 800세트 넘게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건강세트 매출은 285% 신장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과일세트 판매는 저조하다.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1~31일 청과류 판매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여름은 최장 기간 장마로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돼 탄저병(과실에 누런 갈색 무늬가 생기는 현상)이 유행해 과일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햇배와 사과는 전년 대비 각각 19%, 10% 생산이 줄 것으로 예측됐다.

공급량이 적은 탓에 가격은 오르고 품질도 좋지 않아 선물로 적합한 대과(大果)가 태부족해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홈술, 홈카페가 유행하자 와인·커피세트 등 대체 상품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 강자인 통조림 등 가공식품 매출은 소폭 감소해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가공식품 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15% 줄었다.

이에 대해 대구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장마가 추석 선물 트렌드를 확 바꿔놨다"며 "홍삼 등 건기식에 대한 할인율을 높이고 품목도 확대하는 등 판매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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