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상자 대여료 갈등으로 빚어진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 경매 중단 사태가 나흘 만인 20일 일단락 됐다. 애꿎은 농심만 새까맣게 타들어 간 시간이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이번 사태는 '전국 최우수 공판장'이라는 겉모습과 달리 꼬이고, 썩어가고 있는 안동농협 공판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경매 중단의 불씨가 됐던 '사과상자 대여료'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언제 또 농민과 농산물을 볼모로 한 경매 중단이 다시 불거질지 모를 일이다. 이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도매인·상자 임대사업자·농협 3자 모두에게 이롭고, 제대로 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3자가 싸우는 동안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옛말처럼, 팔려 나가지 못하고 공판장에 쌓여 있던 사과를 넋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농민들만 애를 태웠다. 그나마 안동농협이 11억여원을 긴급 투입해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경매장에 나온 사과 1만5천여 상자를 높은 가격으로 전량 매입한 것은 다행스럽고, 박수칠 만한 발 빠른 조치였다.
이번 경매 중단의 핵심 갈등은 사과상자 대여료다. 농협과 위탁계약한 상자 임대사업체는 1개당 150원의 기본 대여료와 기간 초과에 따른 추가 대여료를 받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문제는 추가 수수료다. 임대업체는 상자 회전율을 정상화하기 위해 추가 수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중도매인들은 다른 공판장과의 형평성에 맞게 기간에 상관 없이 기본 수수료만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대업체는 지난 17일 대책모임에서 추가 수수료를 낮추는 협의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도매인들은 '기간 상관 없이 150원의 대여료'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겉으로 드러난 상자 대여료 문제 뒤에는 농협과 중도매인들 사이 보이지 않는 불신, 상자 임대사업체 특혜 논란 등 이런 저런 이유들도 숨어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자 대여료 문제는 물론 쌓여 있는 말 못할 갈등을 말끔히 털어내야 한다. 전국 최우수 공판장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다운 모습으로, 농민들이 가슴 쓸어내리는 일들을 다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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