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 개장 의미

입력 2020-07-30 16:24:41 수정 2020-07-30 18:07:00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

1895년 고종이 지(智)·덕(德)·체(體)를 중심으로 한 '신교육령'을 공포하고 근대적인 의미의 교육기관이 개설되면서부터 체육은 교육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되어 대한민국 체육이 태동하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리하여 1920년 '건민과 신민, 그리고 저항'을 창립 이념으로 '조선체육회'(현 대한체육회)가 출범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 체육도 1981년 '대구직할시체육회', 1991년 '대구시생활체육협의회' 출범을 통해 대구만의 독자적인 체육 육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가적으로 체육 환경에 부응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2016년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각각 담당해오던 '대구광역시체육회'와 '대구광역시생활체육회'가 통합하면서 그간 전문 체육과 생활체육을 구분하는 그 경계를 허물게 되었다.

체육단체의 통합은 그동안 이원화되었던 체육 시스템으로 단절되었던 엘리트 체육-생활체육의 벽을 허물고 더 나아가 대구 체육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으며, 통합체육회로 출범한 후 4년 만에 국가대표선수촌을 제외하고 2020년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 선수촌'인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를 개장하게 되었다.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는 대구 체육이 그동안 걸어왔던 선진적 체육 운영 혁신의 결정체라 할 수 있으며, 그동안 다소 비효율적으로 운영되어왔던 실업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되어 그 절차에서는 좀 더 투명하게, 결과로는 효율적 관리를 통한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는 혁신, 선도, 지방자치시대의 전환점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먼저, 선수촌 내에는 대구 체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체육회뿐만 아니라 대구 직장운동경기부 소속 21개 팀 184명(지도자 27명, 선수 157명)의 지도자 및 선수들이 입촌하여 숙식과 훈련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지역 체육 운영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선수 합동 숙소를 운영하는 경우는 있지만 숙소와 훈련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선수촌' 개념은 대구가 최초이며, 국가대표선수촌을 제외하면 17개 시·도 최초의 훈련 클러스터이다.

그동안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을 이유로 숙소와 경기장 및 트레이닝 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원룸, 체육관 등을 임차해 종목별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져 훈련하고 있었으며, 최근 불거진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 사건처럼 구타·가혹 행위 등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는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통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운영 예산의 효율적 사용 등을 이루어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다면 스포츠 4대 악인 조직 사유화, 승부 조작, 성폭력, 입시 비리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체육 분야의 선도자로서 또 한 번 체육계를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0년은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지방자치는 지난 25년간 주민자치의 실현을 통해 대한민국을 발전시켜왔으며, 이제 이러한 발전적 변화가 체육 분야에서도 필요했다. 지금까지 체육 분야는 국가 주도로 하향식 정책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를 통해 지방이 중심이 되는 체육 자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으로 체육 분야에서 대구만의 독창적, 자율적 운영 능력을 갖추게 되면 향후 국가 체육 발전에도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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