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엇박자·막말…이해찬 총기 어디갔나

입력 2020-07-27 17:41:41 수정 2020-07-27 18:08:30

민주 조마조마 속 “한달 있으면 은퇴하는 분” 진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개헌을 해서 '대한민국의 수도를 세종으로 한다'는 규정을 두면 깨끗이 해결된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으로 당내가 어수선하다. 당장 미래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도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돌다리를 두드리듯 '행정수도 완성'을 향해 발걸음을 떼려는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이견으로 해석되면서 '이해찬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들린다.

문제의 발언은 자신의 지역구인 세종시에서 지난 24일 정책아카데미 강연과 토크콘서트 과정에서 나왔다. 틀린 말이 아니라고는 하나 '너무 나갔다'는 게 당내의 시각이다. 여권의 기류는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한 특별법 제정' 방안이 우선이다.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개헌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의중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전략가이자 탁월한 정무감각을 발휘해온 과거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입장이 나올 지 이목이 쏠렸음에도 행정수도와 관련해선 입을 아예 열지 않았다. 민주당은 "말꼬리 잡기보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으나 지역감정 조장 논란에 행정수도 이전 추진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곤혹스런 모습이다.

임기 종료 한달을 앞두고 가뜩이나 이 대표의 '막말'로 부담감을 호소해온 당으로선 마지막까지 초긴장의 시간을 보내야 할 판이다. 정책아카데미에서 '서울은 천박한 도시'로 비유한 것을 놓고도 구설이 커지고 있다. 지난 총선 전에는 '부산은 초라하다'고 해 야권에서 '부초서천'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을 놓고는 기자를 향해 '후레자식'이라고 하거나 고소인을 '피해호소인'으로 표현해 거센 반발을 샀다.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 "한국 사람은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는 발언은 장애인과 이주여성 비하 논란을 키웠다.

급기야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이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한 달 정도 있으면 (정계에서) 은퇴를 하시는 분이지 않느냐"며 "너무 긴장하지 않고 받아들여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서는 일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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