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봉화·청도·경산 집단감염 발생 시설에서 추가 확진 잇따라

입력 2020-03-11 16:51:35

코호트격리시설에 대한 좀더 면밀한 관리 절실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노인요양시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봉화군 제공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노인요양시설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봉화군 제공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감염되는 사례가 경북 요양시설에서 속출하고 있다. 경북도가 바이러스 확산 예방 차원에서 9일부터 시행 중인 코호트격리 시설들에 대한 좀더 면밀한 관리(매일신문 11일 자 6면)가 시급하다.

봉화군 푸른요양원에선 여성 입소자 A(76), B(89) 씨가 11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곳은 지난 4일 집단감염 발생 이후 입소자·종사자 117명을 검사, 음성으로 나온 66명(미검사 5명 포함)을 요양원 내부와 인근 휴양림에 격리해왔으나 7일 1명, 9일 1명, 10일 2명,11일 2명 등 모두 6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푸른요양원 관련 확진자는 57명으로 늘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봉화군 방역대책본부는 격리 중인 전원을 다시 검사하는 한편 대부분의 인원을 휴양림으로 이송하기로 했다. 한 주민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에 음성 판정자들을 그대로 격리해둔 게 문제"라며 "신속한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첫 코호트격리 병원이었던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는 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이로써 이곳 확진자는 사망 1명을 포함해 4명이 됐다.

여성 입원환자 C(84) 씨는 지난 5일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과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 5명 가운데 1명이다. C씨는 그동안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대남병원 3층 일반병실에서 격리된 채 집중관리를 받아왔다.

특히 C씨는 지난달 21일부터 계속 미열이 있어 이달 6일까지 실시한 5차례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으나 9일 6번째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거동이 어려운 와상 환자인 C씨는 누워 있는 상태에서 검체를 했다"며 "시료 채취 때 바이러스 양이 적게 나오거나 검출이 안 됐는지 여부, 상기도(코~구강~후두) 위주인 검체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청도노인요양병원 나머지 입원 환자 57명과 의료진 20여 명은 지난 9일 1차 전수조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2차 전수조사를 의뢰해 둔 상태다.

역시 집단감염이 있었던 경산 서린요양원에서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최고령(104세)인 D 할머니가 양성 판정을 받아 포항의료원으로 옮겨졌다. 이 요양원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입소자·종사자 125명을 전원 검사해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사람들에 대해 9~10일 실시한 2차 검사에선 D씨를 포함해 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검사 결과가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지역사회 전파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시기에 따라 바이러스 배출량에 차이가 있는 탓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류성열 감염관리센터장은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시기에는 95% 이상의 민감도가 있는 유전자증폭기(PCR)로 대부분 진단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검사율이 낮을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실시하는 검사가 정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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