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의 100산(山) 100설(說)'…백두대간 산줄기서 100개의 산

입력 2020-03-04 18:00:00

백두대간과 기양지맥, 수도지맥, 금오지맥이 감싸안은 김천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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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백두대간(황악산을 지나 우두령 방향으로 내려다 본 모습). 박광제 사진작가
김천시 백두대간(황악산을 지나 우두령 방향으로 내려다 본 모습). 박광제 사진작가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 불리는 김천시는 삼산(三山)으로 불리는 황악산, 대덕산, 금오산 뿐만 아니라 백두대간(白頭大幹)과 수도지맥, 기양지맥, 금오지맥을 따라 험산 준령이 즐비하다.

본지는 모두 10회 걸쳐 김천의 산과 산 자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사는 김천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해 '김천 100산(山) 100설(說)' 기획연재를 진행한다.

◆하늘에서 본 김천의 100산

김천시 100산과 첫 만남은 하늘에서부터 시작됐다.

어모면에서 출발한 헬기는 상주시와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용문산을 왼쪽에 끼고 영동군과 경계를 나누는 추풍령휴게소를 거쳐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과 삼도봉을 지나 전라북도 무주군 왼쪽을 내려다보면서 대덕산을 거쳐 초점산까지 백두대간에 이름을 올린 산들을 두루 살폈다.

이어 거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수도지맥 위를 지나며 국사봉과 신선봉, 비구니들의 도량 수도암을 품은 수도산, 김천의 최고 높은 봉우리인 단지봉(1,335m)을 지나 어사 박문수와의 인연이 얽힌 목통령을 내려다 봤다.

목통령에서 방향을 돌린 헬기는 인현왕후가 장희빈에게 쫒겨나 3년간 머물다간 청암사가 자리한 증산면 추량산에서 금오지맥을 따라 비행했다. 성주군과 경계를 이루는 염속산과 글씨산, 빌무산을 둘러본 후 사드배치로 인해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백마산 부근을 피해 김천시내쪽으로 크게 우회했다.

김천시 재도약의 기틀이 되고 있는 김천혁신도시와 오봉지를 지나 금오산과 제석봉을 거쳐 금오지맥의 끝자락 국사봉을 내려다 본 후 기양지맥으로 기수를 돌렸다.

낙동강을 향해 흐르는 감천을 따라 기양미모단맥의 광덕산에서 미모산, 기양지맥의 백운산을 거쳐 다시 어모면으로 돌아오며 비행은 끝이 났다.

하늘에서도 백두대간과 그 지맥에 속한 산들은 쉽게 민낯을 보여주지 않았다. 칼날처럼 시원하게 흘러내린 산줄기의 장엄한 기운을 느끼고자 하늘로 올랐으나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흐려진 하늘은 백두대간의 속살을 운무 속에 감춰 아쉬움을 남겼다.

김천시내에서 바라본 눈덮인 황악산.
김천시내에서 바라본 눈덮인 황악산.

◆산경도로 이해하는 김천의 100산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태백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흐르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산줄기를 말한다. 대부분의 백두대간은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 하지만 김천시를 지나는 백두대간은 동에서 서로 흐른다.

김천의 백두대간은 경상도와 충청도, 전라도를 가르는 산줄기가 용문산에서 초점산까지 힘차게 뻗어 나간다.

김천 백두대간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용문산에서 발원하는 백두기양지맥이 낙동강 자락까지 흐르는 동안 지맥에서 갈라진 기양미모단맥과 기양백운단백, 기양갈비여맥 등이 김천의 속살을 파고든다.

김천 백두대간의 서쪽 끝에서는 초점산에서 갈라진 가야수도지맥이 백두대간 못지 않은 기세로 성주군과 칠곡군을 경계로 힘차게 달려간다. 다시 수도산에서 금오지맥이 갈라져 추량산을 시작으로 성주군과의 경계를 이루며 금오산까지 힘차게 내달린다.

이외에도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백두대덕여맥과 백두주악단맥, 백두호초당단맥, 백두덕대단맥, 백두극락여맥, 백두난함단맥과 가야수도지맥에서 분기한 수도월매단맥과, 금오지맥에서 갈라져 나온 금오문의단맥, 금오연석단맥, 금오까치여맥, 금오운남단맥 등이 김천시의 읍·면·동을 가르고 있다.

크게 보면 동서로 흐르는 백두대간의 양쪽에서 백두기양지맥과 가야수도지맥, 금오지맥이 김천을 감싸안고 있는 모양이다.

백두대간은 김천시와 영동군, 무주군의 경계를 이룬다. 행정구역 구분이 산과 강을 위주로 하다 보니 김천시 100산의 머리를 이루는 1천m 이상의 높은 산들은 대부분 백두대간에 속해 있다.

<용어해설> 산경도

산경도는 조선 중후기 영조대의 실학자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산경표를 지도화한 것이다.

신경준은 백두산에서 산줄기가 뻗어 나와 전 국토의 산줄기를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산경표는 산줄기의 흐름을 나타낸 것으로 백두산을 시작으로 지리산까지 흐르는 산줄기를 백두대간이라 하고,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오는 산줄기를 1개의 정간과 13개의 정맥으로 구분했다.

신경준은 산경표를 족보형식으로 만들었다.

1대간 1정간 13정맥의 15개 주맥 산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들을 지맥과 여맥으로 나누는 식이다.

산경표에는 산과 고개이름, 분기된 산줄기의 분기점과 흐름, 산줄기의 방향, 행정구역, 주요지방과의 거리, 지명유래와 지형설명 등이 수록돼 있다.

◆김천의 산, 그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

김천의 100산에 대해 연재를 시작한다고 하자 가장 먼저 들은 이야기가 "김천에 산이 100개나 있습니까"였다.

김천은 백두대간에 포함된 1천m가 넘는 고산들과 대간에서 이어진 지맥, 여맥이 맥동하며 힘차게 솟아 오른 많은 산들이 전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솟아오른 산은 계곡을 만들었고 물과 어우러져 삶을 낳았다. 산과 계곡으로 갈라졌지만 사람들의 교류는 항상 이어졌다. 추풍령과 괘방령, 우두령 등 치고 오르던 산이 잠시 숨을 돌리는 곳 마다 이동하는 사람들의 발길은 이어졌고 산 아래 둥지를 튼 사람들은 산과 함께 살아가며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김천의 100산 100설은 산과 산아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나갈 예정이다.

신현일 기자 hyunil@imaeil.com

〈도움주신분들〉 사진=박광제 작가, 드론=윤삼원 작가, 자문=강주홍 산악인

〈연재순서〉

1. 김천 100산 100설을 시작하며

2. 백두덕대단맥(신선봉 ~ 고성산)

3. 기양지맥과 백운단맥(백운산 ~ 감문산)

4. 백두난함단맥(문암봉 ~ 달봉산)

5. 금오삼방여맥(시루봉산 ~ 궁을산)

6. 백두대간(초점산 ~ 용문산)

7. 가야수도지맥(국사봉 ~ 목통령)

8. 금오지맥(추량산 ~ 국사봉)

9. 기타 기양지맥과 단맥들

10. 기타 단맥 및 여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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