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단속 소문에 문밖 출입 안 해
영덕 외국인 노동자 최대 1천명 추산
단속 실제 이뤄지면 올 가을 인력대란 우려

지난 10일 경북 영덕의 한 수산물가공공장에서 발생한 가스질식사고(매일신문 12일 자 1면 등)로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숨진 뒤 대대적인 불법취업 단속 소문이 나돌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취를 감추는 등 가을철 농어업 인력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영덕 거리에선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취를 감췄고,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큰 경북의 다른 지역에서도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영덕 사고 소식이 불법취업 외국인 노동자 및 고용주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단속을 우려해 문밖 출입을 자제시키거나 스스로 출입을 꺼리고 있다.
특히 조만간 영덕지역을 대상으로 한 불법체류와 불법취업 단속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는 외국인 노동자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덕 한 주민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심심찮게 이들과 마주쳤는데 사고 이후에는 거의 보질 못했다"고 전했다.
외국인불법체류와 불법취업 단속이 현실화될 경우 영덕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은 경북지역의 농수산업 전반에 닥칠 가을 일손 대란이 극심할 전망이다. 경북지역 고령화 현상에다 지역 인력을 구하기 힘든 농어업 현실상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영덕의 농수산업 전반에 취업한 외국인 노동자는 최대 1천 명에 이른다. 이들 중 극소수의 산업연수생 자격 취업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불법체류자나 불법취업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가스질식사고로 4명이 숨진 수산물가공업체의 경우도 직원 10명 중 8명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경북의 다른 시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고추, 과일, 벼 등의 수확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고추농사 중심인 영양지역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확해야 하는 고추따기 특성상 가을철 일손 부족이 여느 지역보다 심각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수확에 참여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들이 사라질 경우 일손 부족에 따른 적기 파종과 수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양 한 농민은 "몇 년 전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 바람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곶감의 고장 상주 역시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다 보니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감깎기 작업에 차질이 빚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상주곶감유통센터와 곶감 농가들은 "감깎기 철이 되면 곶감 농가들이 일손을 확보하지 못해 인력소개소 등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구했는데, 대부분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만약 불법체류자 단속이 이뤄진다면 감 수확을 앞두고 심각한 인력난을 겪을 것이다"고 했다.
전국 사과 생산량 1위인 영주의 경우도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사과 수확은 물론 다음 달 말부터 시작도히는 인삼캐기 작업 등이 마비될 수도 있다. 영주에는 외국인 노동자 1천여 명이 농가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