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이를 반대하는 은행 내부와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도한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은행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선임'이라는 지역사회의 합의를 뒤집는 것에 대한 반감도 나오고 있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9일 회동을 갖고, 만장일치로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권한 집중이다. 지난해 4월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를 결정한 배경이 권한 집중으로 인한 비리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과거 문제가 된 회장과 은행장 겸임체제로 되돌아갈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지역 시민단체와 상공인들로부터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분리의 취지에 맞게 은행 출신의 임원을 은행장으로 선임하고, 회장은 이를 견제하면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노조와 퇴직한 전 임원들도 회장의 은행장 겸직에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의 두 노조는 "겸직을 함으로써 구조적으로 견제되지 않고 권력을 독점해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한 퇴직 임원은 "회장이 은행을 잘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실제 최근 임원과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검증 실패로 잡음을 낳는 등 리더십에 문제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기업인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대구은행장이 10개월째 빈자리로 있다"며 "지역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은행 출신의 임원이 은행장에 더 적합하다"고 했다.
조해녕 지주 이사회 의장에 대한 비판도 있다. 박인규 전 회장 겸 은행장의 문제에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박 전 회장 겸 은행장에 대한 사퇴 후 보수 지급과 관련해 은행은 물론 조 의장에게도 책임을 묻고 있다.
또 지난해 지주와 은행 공동간담회를 통해 분리를 결정할 때 역할을 했던 조 의장이 회장의 은행장 겸직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오히려 은행 임추위에 겸직 의사를 타진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지주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에 뿌리내린 순혈주의 문화를 바꾸는 데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과 결정은 지주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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