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영화: #트랜스포머
*명대사: "사물이 보는것보다 가까이 있음"
*줄거리: 지속된 디셉티콘과의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옵티머스 프라임은 중요한 임무를 가진 오토봇을 지구로 보낸다. 지구에 도착한 오토봇은 인간들에게 쫓기게 되고, 낡은 비틀로 변신해 폐차장에 은둔하던 중, 찰리라는 소녀에 의해 발견된다. 비틀을 수리하던 찰리는 자신의 낡은 자동차가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모든 기억이 사라진 그에게 '범블비'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범블비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인간들과 그가 가진 비밀을 쫓는 디셉티콘의 추격과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지는데…

2007년 첫 시리즈를 선보였던 '트랜스포머'의 인기는 당시 어마어마했다. 740만의 관객수를 기록한 후 2년 뒤 2009년 2011년에는 각각 730만, 770만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성공가도를 걷는 듯 했다. 하지만 4편에서부터 급격히 힘을 잃고 주춤한다. 520만이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으나 팬들은 액션만 난무한 플롯에 실망하고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대치가 높았던 '트랜스포머' 제작진들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따지고보면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마블이나 DC의 슈퍼히어로만큼 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다. 이렇게 끝내기엔 아쉽다. 제작진들은 총력을 다해 5편을 만들기로 한다. 트랜스포머 사상 최고 제작비를 투입하고 문제점으로 지적된 스토리를 보강하기 위해 스타 작가를 12명이나 불러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혹평이 쏟아졌고 흥행도 참패했다. 상황이 이쯤 되니 흑역사를 뒤로 하고 초심으로 새출발을 하는 방법밖에 없어졌다.
그렇게 해서 '트랜스포머'는 에피소드의 시작점 이전으로 돌아오기로 한다. 신작 '범블비'는 트랜스포머의 오토봇들이 지구로 온 이유, 변신하는 자동차의 사연이 설명되는 시리즈로 본격적인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전작 '트랜스포머' 시리즈 5편이 너무 망쳐놓았던 걸까. '범블비'는 꽤 희망적인 시작을 알렸다. 폭망을 자초하며 저 세상으로 간 줄로만 알았던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범블비'로 심폐소생 했다는 입소문이 무성하다.

개인적으로는 1편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는 전부 별로였었다. 마이클 베이의 거대한 블록버스터 스케일은 원래 내 취향이 아니기도 했거니와 캐릭터와 친밀도를 쌓을 러닝타임 없이 오토봇들이 대거 등장해 혼란스러웠다. 그나마 볼만했던 화려한 변신씬도 처음만 신선했지 더 이상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아무래도 여성관객으로서 '트랜스포머'는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었다. 로봇과 자동차 소재부터 여성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까지 남성 위주의 판타지를 구현하는 영화로 철저히 남성 관객을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강했다. 후속작이 거듭되면서 스케일은 커지고 더 많은 로봇이 등장하고 더 예쁜 여자가 등장하고 굉음은 더 커져만 갔는데 영화는 지루해져만 갔다.
이 모든 실패의 요인들을 분석하고 재정비하여 '범블비'가 탄생했다. 일단 마이클 베이 사단이 물러나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책임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아이디어맨으로 나선 스필버그는 가장 인기 있던 캐릭터인 범블비를 내세우고 '미지의 존재와 우정을 쌓고 위험에 맞서며 가족애를 확인한다'는 구도로 이야기를 펼쳤다. 이야기의 중심도 남성에서 여성 주인공으로 옮겨왔다. 과거 시리즈가 청소년의 판타지를 구현한 영화였다면, '범블비'는 여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캐릭터를 동원하여 공감대를 높였다. 영화 속 악당인 디셉티콘의 로봇 중 하나가 여성의 목소리라는 점도 눈 여겨 볼 점이다. 지난 시리즈에서 여성 로봇은 전혀 등장한 바가 없다. 이는 악당부터 주인공 로봇들까지 모두 남성이었던 과거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남성중심 영화에서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차별화는 스토리를 살리고 액션에는 꼭 필요한 선택과 집중을 한 점이다. 영화는 주인공 찰리의 심리 묘사와 범블비를 만나면서 만들어지는 둘의 유대관계에 주력한다.18살 소녀 찰리 왓슨(헤일리 스테인펠드)는 아빠를 심장마비로 떠나보내고 다이빙 선수로서 미래도 버리고 아직은 슬픔의 그늘에 빠져있다. 엄마는 새 아빠 론(스티븐 슈나이더)을 만나 새 출발을 했지만 찰리에게는 낯설 뿐이다. 찰리는 아빠와 자동차를 수리하고 운전했던 추억을 그리워한다. 한편 착한 외계 로봇 오토봇들이 나쁜 외계 로봇 디셉티콘들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반격의 기회를 노리기 위해 오토봇 범블비를 지구로 보내온다. 기억을 잃고 폐차장에 숨어 살던 범블비를 찰리가 발견하고, 우정을 쌓으며 악당 디셉티콘까지 무찌로고 가족과도 화해하기에 이른다. 이거슨 딱 봐도 스필버그 영화. 하지만 소소한 가족영화일 거라 짐작하고 얕봤다가는 호소력 짙은 스토리에 눈물이 핑 돌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범블비'는 전환점이 필요했던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구원투수로 성공한 영화라 할 수 있다. 허세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마이클 베이의 시대는 저물고 바야흐로 새로운 팬들을 맞을 새해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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