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밝았지만, 구미 아사히초자화인 테크노코리아(주)(이하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찬 바닥에 앉아 복직을 외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3년 7개월째. 이 문제가 이렇게 장기화된 것은 노조에 대한 일본 기업의 대응 전략과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지난 2015년 5월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의 사내하청업체 (주)지티에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을 설립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노조를 설립한 지 불과 한 달만인 6월 30일 단체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았다.
지티에스 소속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 178명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것이다.
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아사히글라스에서 일하는 9년 동안 최저임금 수준만 받으면서 기계처럼 일했다. 참다 못해 노조를 만들었지만, 한 달 만에 직장을 잃었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을 이유로 고소를 하고 아사히글라스 회사 입구와 구미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지만, 구미시는 천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노동자들은 2016년 11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시국 농성을 하고 2017년 7월에는 광화문에서 27일간 고공농성을 벌이며 회사로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외쳤지만, 이들이 돌아갈 곳은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2년 후인 2017년 9월 22일 아사히글라스가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직접 고용 지시를 내리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구미를 찾아 전원 직접 고용할 것을 권고하고 고용노동부 구미지청도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을 인정해 17억8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아사히글라스는 직접고용은커녕 과태료도 납부하지 않았다. 사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2년 5개월 만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노조가 항고해 지난해 5월 대구고검이 재수사 명령을 내리면서 김천지청이 재수사를 시작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글라스 지회장은 "검찰이 아사히글라스 불법 파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다"며 "대구지검이 불법 파견과 관련한 사건을 재수사한 지 8개월이 지났고 수사도 완료했지만,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 지회장은 또 "이 기업을 유치한 구미시와 경상북도에 '아사히글라스가 불법을 저질렀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한다"며 "178명이 해고됐는데 어디를 가도 해결할 곳이 없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도 없다"며 하소연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아사히글라스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구미시 산동면에 있는 아사히글라스는 일본에 본사를 둔 유리 생산업체다. 2005년부터 TFT-LCD용 글라스 기판제조 등의 생산에 들어가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지정돼 정부와 경상북도, 구미시로부터 39만6천여㎡의 토지를 50년간 무상임대 받았고, 5년간 국세 전액을 감면받았으며 15년간 지방세 면제 등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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