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도를 넘었다 대책은 없나

입력 2018-09-19 13:54:33

전병용 차장
전병용 차장

'경물타아'(輕勿打兒·경솔하게 어린아이를 때리지 말라).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도,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과 몸을 다치게 하는 구미지역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본지 19일 자 10면, 13일 자 6면, 8월 23일 자 8면 보도)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부터 벌써 3차례나 구미지역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을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리고 심지어는 숟가락 하나로 여러 아이에게 밥을 떠먹이는 비위생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낮잠을 안 잔다고 이불과 쿠션 등을 이용해 몸을 짓누르거나, 남자아이의 생식기를 잡아당기는 비상식적인 행동도 했다. 더구나 한 보육교사는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가 촬영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아이를 가둬두기도 했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은 얼마나 공포 속에서 어린이집을 다녔을지 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보육교사의 학대를 견디지 못한 이 어린이집 일부 아동은 인근의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다. 일부 아동은 학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신적 충격을 받은 부모들도 심리치료까지 받았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일부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 "아이가 귀여워서 그랬다" 등의 발뺌을 하다가 학부모들이 CCTV를 본 다음에 뒤늦게 사과하는 뻔뻔함도 드러냈다.

언론의 취재에도 일부 원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의 가장 큰 원인은 보육교사들의 인성 문제이다. 그다음이 어린이집 원장들의 무관심이다.

게다가 구미시에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민간 컨트롤 타워도 없다.

구미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어린이집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6년 1건, 지난해 7건, 올해 들어 6건 등 모두 14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처벌받은 것은 1건에 불과했으며, 3건은 조사중이다. 대부분 경미한 행정조치로 끝난 것이다.

따라서 아동학대 예방 및 권리 보호를 위한 시스템구축과 상시 아동학대 지도점검 및 행정처분 강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렇지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및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보육교사들의 인성함양과 원장들의 무관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또다시 재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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