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입력 2018-09-03 15:47:55 수정 2018-09-04 17:18:38

자장면에 사랑을 싣고

중국집 사장과 주방장, 배달하는 이들로 구성된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이하 나눔회)는 복지관, 경로당, 지체장애인, 저소득층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는 모임이다. 자장면이 주 메뉴지만 짬봉, 탕수육, 여름철에는 냉면을 대접하기도 한다. 월 1회 봉사를 하지만 특별한 주문이 있으면 수시로 봉사를 하기도 한다. 보통 500~600그릇 정도 준비하지만 어떨 때는 1천 그릇이 넘을 때도 있다. 지난 4월 장애인날 때 대구시민체육관에서는 1천500그릇을 담아냈던 때도 있었다.

봉사가 있는 날이면 전날 저녁에 영업을 마친 회원들이 모여 다음 날 새벽까지 밀가루를 반죽하고 양파를 까고 감자·오이·양배추를 썰어 놓는 등 재료를 준비한다. 그리고 아침에 자장면 만드는 기계를 싣고 봉사 장소로 향한다. 면은 현장에서 면 뽑아 삶는다. 뜨끈한 김이 피어오르는 먹음직스러운 자장면이 되어갈 즈음 어르신들은 길게 줄을 선다. 보통 한 그릇을 드시지만 곱배기,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는 어르신도 있다. 황순성 회장은 "'이런 맛있는 자장면은 처음 먹어본다. 정말 맛있다'며 자장면을 드시고 입가에는 포만감으로 만족한 미소를 짓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이 일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박춘갑 부회장은 "급식이 있는 날이면 몸은 고단하지만 기분은 아주 좋다"며 "휴일을 반납하고 나왔지만 내가 만든 자장면 한 그릇을 드시며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많은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흐뭇해 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봉사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한다"고 했다.
김성기 부회장은 "할머니, 어머니가 생각나 무엇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다. 그래서 더 정성스럽게 만들고 많이 드리려고 한다"며 "봉사를 한 번이라도 빠지게 되면 한 달 내내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황 회장 역시 "너무 힘들어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봉사하는 날이 다가오면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저도 중독되는 것 같다"며 싱긋 웃었다.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
소외된 이웃을 찾아 자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이 자장면을 그릇에 담고 있다.
달성군 중식봉사나눔회 회원들이 자장면을 그릇에 담고 있다.

회원들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장애인에게 음식을 먹여주기도 한다. 때론 어르신의 말벗이 돼 주기도 한다. 이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황성기 총무는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황 총무는 "회원들이 서로 가족으로 느끼다 보니 서로 안 보이면 챙기게 된다"며 "회원들 간에도 만나면 반갑고 유대감이 끈끈하다"고 했다. 황 총무는 회원 가운데 부인과 아이들도 따라 나선서는 분이 많다고 했다. "처음에는 심하게 반대했던 부인들이 이제는 며칠 앞두고 '어디에서 하느냐?'며 친구들도 데리고 온다"고 했다.

하용하 고문(전 달성군의회의장)은 "요즘은 경기도 안 좋아 자신들도 어려울텐데 아무 지원도 없이 사비를 들여 봉사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다. 천사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저희들의 작은 노력이 인정있고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으면 한◇다"며 "몸은 고단하지만 앞으로 봉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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