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드 배치 둘러싼 내분, 중국이 비웃고 이용할 뿐

입력 2017-03-08 04:55:02

한'미 양국이 6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발사대와 일부 장비를 국내로 반입함에 따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급진전되고 있다. 현재로선 사드 말고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방어할 무기가 없다는 점에서 사드 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6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을 때 한'미 정보당국이 2분 뒤에야 미사일의 비행 궤도를 포착했다는 사실은 이를 재확인시켰다. 지금의 방어 체계로는 북한 미사일을 발사와 동시에 탐지할 수 없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드 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사드 신속 배치의 의미는 여기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드 배치를 놓고 분열을 거듭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는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7일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 목소리와 정치권의 요구를 깡그리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드 찬성 의견은 반대 의견보다 높게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의 무대책은 더 한심하다. 그는 "다음 정부로 넘기면 한'미, 한'중 협의를 통해 안보'경제 등 국익을 지키는 합리적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그 합리적 결정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일절 언급이 없다. 6일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 토론회에서도 그랬다. 어떤 방법으로 미'중을 설득해서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말 그대로 "전략적 모호성" 뒤로 숨기만 했다. 대통령 자격을 의심케 하는 무책임이다.

정치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촛불 세력도 사드 반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일 밤 광주 롯데백화점 앞에서 촛불 시위대 수백 명이 "롯데는 각성하라"고 외치면서 롯데 상표와 사드를 그린 현수막을 찢었다. 시위 현장이 중국 땅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

중국이 이를 보면서 무엇이라고 할까.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해준다며 쾌재를 부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끼리 치고받는 그 어리석음을 비웃을 것이다. 중국이 치졸하고 비이성적인 보복을 강행하는 데는 우리의 내분이 큰 자양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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