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게 없네∼" 高스펙 풍기인삼
풍기인삼의 명성은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으로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풍기인삼은 유효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이 36종이나 포함돼 있어 미국산 19종, 중국산 15종에 비해 월등히 풍부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인삼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지난해 풍기인삼은 중국과 대만 시장에 49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풍기인삼은 유기물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 다른 인삼보다 수확시기가 한 달 정도 늦지만, 조직이 치밀하고 향이 강해 사포닌 함량이 높다.
영주시는 안정적인 풍기인삼 생산기반 조성과 소비자 신뢰를 쌓고자 풍기인삼 혁신추진단을 구성, 풍기인삼의 명성을 이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영주에는 인삼 제조업체 31곳, 식품가공업체 133곳, 즉석판매 제조가공업체 139곳이 있다.
이곳에서 풍기인삼을 활용해 홍삼농축액, 홍삼액, 홍삼절편삼, 캡슐, 젤리, 환, 차, 사탕, 비누, 화장품 등 다양한 가공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인삼 가공산업을 통해 6차 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증표다. 풍기인삼이 6차 산업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풍기인삼 6차 산업 현장을 둘러봤다.
◆김정환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대표
"처음에는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데만 신경 썼습니다. 이제는 시장에 나가 명품 홍삼을 자랑할 길을 닦고 있습니다."
김정환(63) 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홍보를 강화해 풍기인삼의 황금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명품 홍삼 제품에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1986년 농업법인 설립 이래 6년근 홍삼만 생산해 온 김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정환 홍삼'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 있다는 이야기. 김정환 홍삼은 유기농 식품매장인 올가와 초록마을, 무공이네, 세농, 대구백화점 등에 전시 판매 중이다. 동국제약에는 OEM 방식으로 원료를 공급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커피숍인 드롭탑에는 꿀 먹은 홍삼청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현재는 시간을 절반으로 쪼개도 부족한 상황이다. 김정환 홍삼의 6차 산업화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영주 안정면 용주로에 있는 현재의 가공시설을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 인근 봉현산업단지로 옮기기로 했다. 자리를 옮기는 것은 교통이 원활하고 접근성이 좋아지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 홍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과 관광객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까지 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조성 중인 가공공장은 부지 약 1천983㎡에 건물면적 약 991㎡ 규모다. 이곳에는 인삼 가공시설과 관광객이 생산과정에 참여해 홍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관도 들어선다. 공장이 완공되면 그간 약점이었던 생산시설이 확충돼 OEM 생산이 늘어나 제약회사 등에도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법인 김민서(35) 마케팅 팀장은 "홍삼 족욕, 홍삼 마사지, 인견업체와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등을 준비 중이다. 관광객이 식사를 요구할 경우를 대비해 인근 식당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고 했다.
김정환 대표는 "홍삼은 찍어서 만들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정성품"이라며 "풍기인삼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라고 했다.
◆박관식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 대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홍보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박관식(55)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6차 산업의 필요성은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방문 때 건의한 것"이라며 "농가가 살아남으려면 생산과 가공, 판매 등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 차별화된 경쟁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백산 풍기온천 방면으로 국도 5호선을 따라 15㎞쯤 달리다 풍기읍 백리에서 멈추면 도로변에 서 있는 '세계적 홍삼의 명가 천제명'이란 입간판을 만난다. 여기서 눈길을 돌리면 넓은 들판에 서 있는 콘크리트 건물이 보인다. 이 건물은 주변 농경지와 어울리지 않지만, 연매출 200억원을 올리는 전국 최고 수준의 홍삼 가공공장이다.
박 대표는 1995년 농민 6명과 풍기특산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역사는 21년 남짓하지만 특산물영농조합이라기보다는 중소기업에 가깝다. 직영'농가 계약 인삼포 52만8천925여㎡에 직원 100여 명과 각종 설비를 두고 있다.
이 업체는 2001년과 2004년 홍삼정과와 절편으로 '한국 전통식품 베스트 5'에 각각 뽑혔고 2002년에는 ISO 9001 인증마크도 획득했다. 홍삼정과는 우수한 맛과 향으로 2003년 청와대 대통령 기념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4년 대통령 산업포장도 받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기껏해야 수삼, 백삼이던 상품이 이제는 인삼을 증기로 쪄서 말려 얻는 홍삼 제품 20여 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박 대표는 최근 고민이 많다. 경기침체에다, 방송 등에서 효소나 약초를 '신비의 명약'으로 광고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전통과 역사를 가진 최고의 건강식품인 풍기인삼 가공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것.
박 대표는 무너진 풍기인삼 시장을 복원하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6차 산업화에 매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가공공장 내에 전시장과 체험관을 조성하기로 하고 준비 중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도 강화하고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던 수출길도 동남아로 다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기능성 건강식품 개발에도 매진 중이다. 블루베리와 흑마늘, 석류 등과 홍삼을 혼합한 새로운 기능성 건강식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현재 풍기특산물영농조합은 서울, 부산, 금산 등지 직영 영업소를 비롯해 롯데'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동아'대구백화점, 면세점 등 200여 곳에서 상설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현지와 베트남 하노이공항 출국장, 호찌민공항 입국장 등에 매장을 둬 연간 수억원의 외화도 벌어들이고 있다.
박 대표는 "국외 시장에서 고려인삼은 6배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외국 바이어들은 고려인삼이 좋은 것은 알지만 비싼 근거를 제출하라고 한다"면서 "6차 산업이 성공하려면 고려인삼이 왜 좋은지, 뭐가 우수한지에 대한 과학적 입증 자료가 필요하다. 영주에 풍기인삼전문연구소가 만들어져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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