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구'도 아니면서 교육특구라 불리는 대구 수성구가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수학'영어 모든 영역의 표준점수 평균이 전국 230개 시'군'구 중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이 어제 발표한 '2014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보면 수성구는 국어 A형에서 3위, 수학 B형 5위, 영어 A'B형 각 10위에 랭크됐다. 수성구의 학력 수준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평원의 발표는 대구 교육의 수성구 쏠림 현상을 부추길 수 있기에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가뜩이나 대구에는 수성구가 있고 비수성구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수성구로의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은 수성구의 높은 학력을 교사들이 잘 가르친 탓이라고 하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수성구 중학교엔 상위권 초등생이, 수성구 고교엔 상위권 중학생이 몰려 빚어진 결과물일 따름이다. 각 학교가 학생들을 얼마나 잘 가르치고, 학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는 1학년 때는 6반이지만 6학년이 되면 15개로 늘어난다. 또 다른 한 초등학교도 1학년은 7개 반이지만 6학년에 이르면 10개 반을 편성해야 한다. 그만큼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수록 수성구로의 전학생이 줄을 잇고 있다. 당연히 물리적인 교육 환경은 다른 구'군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사교육 시장도 수성구에 몰린다. 수성구 만촌네거리 일대 대로변 학원 수는 200개를 넘어선다. 서울 강남에 못지않다. 교육 여건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는 수성구의 실력이 공교육의 결과라기보다는 우수 학생 싹쓸이와 사교육 시장 팽창이란 상호 작용 아래 이뤄지는 것이라 보기에 충분하다.
교평원은 시'군'구별 성적 발표를 중단해야 한다. 이는 서울대가 매년 고교별 합격자 수를 발표해 고교 서열화 논란을 불러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발표가 계속되면 수성구 선호 현상이 더 심해지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대구 교육을 위해서는 수성구건 비수성구건 학력이 동반 상승해야 한다. 다른 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어지는 수성구의 명성은 오히려 걱정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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