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코드 탈피, 기업가치 높이기 명화 활용…높은 제작단가 관련 분석도
시중에 나오자마자 매진(?) 행렬을 기록했던 '참소주 달력'의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의 인기몰이를 했던 '참소주 달력'이 여성 모델을 달력에 싣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여성 모델을 달력에 실어왔던 금복주는 반 고흐의 그림들을 2013년 달력 배경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금복주는 탤런트 한예슬을 시작으로 이보영, 이수경, 손담비, 박한별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을 전속모델로 앞세워 '참소주 달력' 모델로 십분 활용해온 터였다.
금복주가 2013년 달력에 여성 모델을 싣지 않기로 한 데는 전속모델인 탤런트 이다해와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점도 있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노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복주 측은 "12일쯤 2013년 달력이 인쇄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복주의 이 같은 판단은 불황에 소주가 더 많이 팔리므로 여성 모델을 강화하는 마케팅 통념과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달력 배경을 여성 모델로 해두면 소주 판매량이 느는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금복주 측은 "주류업계도 달력 제작에 섹시코드 일변도에서 탈피할 필요도 있다는 판단이었다"라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명화를 사용하는 것은 대기업들의 일반적인 움직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은 자연을 담은 풍경화나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달력에 넣어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올해 대구은행을 나무에 비유해 나무가 변해가는 모습을 배경으로 삼았다. 지역 출신 서양화가인 김대섭 씨의 그림과 함께 1월에는 '시작하리라'라는 문구를 넣고 12월에는 '되돌아보리라'는 짧은 글귀를 넣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매년 미술작품을 넣었지만 올해는 짧은 문구도 넣었다. 달력을 보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있지만 잠시나마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문구를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복주가 2013년 달력에 명화를 넣기로 한 데는 제작 단가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계약 조건에 따라 여성 모델에게 따로 금액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005년 여성 모델을 달력 전면에 내세우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금복주는 2007년 18만 부까지 달력을 제작, 배포했다. 이후 달력 제작 숫자는 점점 줄어 금복주는 올해 이다해를 모델로 삼은 달력을 13만 부 만들었고 2013년 달력은 12만 부로 줄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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