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운동은 건강에 좋지만 노동은 몸에 해롭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즐겁게 하는 운동에 비해 노동은 돈벌이나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더 많다. 하지만 이것은 대표적인 잘못된 속설에 불과하다. 직장에서 또는 생계를 위한 육체노동은 운동 못지않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근호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직업적으로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건강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연구진들은 6만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무실에서 주로 앉아서 일을 하는 화이트칼라 남성에 비해 식당에서 서빙을 하거나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점원들의 경우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10% 낮았다. 건설현장에서 중노동을 하거나 농사일을 하는 사람들의 위험도는 17%나 감소했다. 신체활동을 활발히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여성들도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0%나 낮았다. 직업적으로 신체활동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더 튼튼한 심장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여가활동으로 운동을 즐겨 하는 사람들도 건강한 심장을 갖고 있었다. 여가시간에 주로 독서를 하거나 TV를 보는 사람들에 비해 걷기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운동을 1주일에 4시간 이상 하는 사람들은 심장병 위험이 17%나 줄었다. 또 달리기나 조깅, 수영, 스포츠 경기와 같은 고강도의 운동을 1주일에 3시간 이상 하는 사람들은 심장병 위험이 35%나 감소했다.
물론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여가시간을 이용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건강한 심장을 갖고 있었다. 반면 직업적으로 신체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여가시간을 TV나 독서로 소일하는 사람들의 심장병 위험은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신체활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건강에 더욱 좋다는 사실이다. 직업상 마지못해 하는 노동도, 여가활동 시간에 즐거움을 위해 하는 운동도 같은 신체활동일 뿐 똑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직장은 행복의 원천이 되기도 하지만 건강을 파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ABC 뉴스 인터넷 판은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7가지 대표적인 유형 가운데 첫 번째로 오래 앉아 일하기를 꼽았다. 사무직 근로자들의 경우 근무시간 내내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바라보며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찍 죽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육체노동을 하는 블루칼라 직종을 천시하고 의자에 앉아 펜대나 굴리는 화이트칼라 직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직업관도 바뀌고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하는 사무직은 더 이상 축복받은 직장이 아니다.
운동사 medapia@naver.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