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최대 '배당' 예상…배당주 관심 높아진다

입력 2010-08-26 09:21:51

증시가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도 게걸음만 하고 있는 탓이다.

주가가 심하게 출렁거리면서 9월도 되기 전에 '연말 보너스' 격인 배당주나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약세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올해는 기업실적 호전과 함께 사상 최대의 배당규모가 예상되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배당 권리가 주어지는 연말보다는 가을부터 배당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만큼 서서히 배당 관련주들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배당규모 17조원 넘을 듯

올해 국내 기업은 사상 최고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강세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 소비도 점차 회복되고 있는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올 한 해 국내 기업들이 영업이익 108조원, 순이익 97조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배당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유가증권시장 100대 기업의 올해 배당 규모가 17조6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9조4천억원)보다 87% 급증한 수치이고,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7년(12조3천억원)에 비해서도 43% 늘어난 수준이다.

증시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점을 감안하면 방어주 성격을 갖는 배당주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배당투자는 요즘처럼 금리수준이 낮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경우에 더 효과적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이 2000년부터 지난 7월까지 코스피지수와 배당주지수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수가 빠진 달에 코스피지수는 평균 5.9% 하락했지만 배당주지수의 하락률은 2.8%에 불과했다. 증시가 좋은 달에는 배당주지수의 수익률(5.8%)은 코스피지수(6.4%)에 못 미쳤지만 10년 장기 종합성적은 배당주지수의 월 평균 상승률이 1.9%로 코스피지수(0.9%)를 앞섰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4월 이후 하락장세 때마다 배당주가 선방했다"면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때 배당주나 배당주 펀드 등을 활용해 투자위험을 회피하는 편이 좋다"고 밝혔다.

◆배당주펀드는 8월이 적기

직접 투자가 위험하게 느껴진다면 배당주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수익이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예상했던 배당수익률보다 투자 종목 주가가 더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고, 주가가 내리면 배당 시점까지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식이다. 강세장이 이어지면 배당수익과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을 동시에 누릴 수도 있다.

배당주펀드 투자는 8월이 적기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인 배당투자에 나서는 9월부터 연말까지 배당수익률의 높은 종목의 주가가 꾸준히 오르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국내 대형주를 계속 사들이며 지분율을 높인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배당률을 높이는 성향을 보이는 덕분이다. 투자자는 성향에 따라 '액티브형'과 '패시브형' 중 한 가지 배당주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 액티브형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펀드라면 패시브형은 배당수익에만 집중하는 펀드다. 이승수 하이투자증권 상인지점장은 "배당주펀드는 일반적으로 4분기에 가입해 다음해 1분기에 환매하는 것이 배당효과를 극대화하는 지름길이지만 최근 들어 가입추세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 투자를 노릴 것을 권하고 있다. 고배당을 노리고 단기 투자를 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배당을 노리고 투자하되 주가가 매입수준보다 하락하면 회복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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