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자유구역 재조정, 장래성에 초점을 둬야

입력 2010-08-06 10:58:54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대대적 재정비에 착수했다.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의 93개 단위지구 중 36곳을 현장 실사를 거쳐 지정 해제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실사 대상 지구는 대부분 외자 유치나 사업 진척이 극도로 부진한 곳이어서 상당수는 퇴출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의 재조정 대상에 대구테크노폴리스, 성서5차첨단산업지구, 대구혁신도시지구, 국제문화산업지구,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등 5개 단위지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장 실사 후 지방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를 거쳐 현행 유지, 지정 해제, 유예 기간 부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35개 지구를 재조정 대상이라고 명시한 점으로 미뤄 이들 5개 지구의 운명도 그리 밝지는 않아 보인다.

중복 투자, 외자 유치 부진, 지역별 차별화 전략 부재 등 경제자유구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감안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당장 수술하지 않고 덮어두면 나중에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환부(患部)가 커질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현재 사업이 부진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한 예단일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은 외자 유치가 1건에 그치는 등 사업 추진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정된 지 2년밖에 안 됐다. 지금 단위사업들의 장래성과 성공 가능성 여부를 판정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후속 조치 결정에는 이런 점들이 충분히 감안되어야 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도 향후 협의 과정에서 정부가 지역 내 단위사업의 장래성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계획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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