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도서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대형 공공도서관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민밀착형 작은 도서관 개관 건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 편차가 심해 도서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고, 지자체의 도서관 활성화 조례가 전무해 체계적 관리와 지원에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1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꿈틀 작은 도서관'. 올 3월 옛 대명4동 주민센터 2층에 121㎡ 규모로 문을 연 이곳은 1천700권의 장서를 갖춘 소규모 공간이지만 하루 20명의 주민들이 애용하고 있다.
책을 빌리기 위해 이곳을 찾은 엄소미(13)양은 "크기에 관계없이 가기 쉬운 도서관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이젠 굳이 먼 동네 도서관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 너무 편하다"고 좋아했다.
이곳 이원향 사서는 "아직 초창기라 장서가 적은 게 흠이지만 접근성이 좋아 주민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대구시 교육학술팀에 따르면 대구시내 작은 도서관은 모두 105곳으로 공립 21곳, 사립 84곳이다. 2010년부터 작은 도서관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 대구시는 해마다 5개씩 작은 도서관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기초자치단체 역시 도서관 접근성 높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성구청은 이달 말쯤 1천900만원의 예산을 들여 5천권가량의 장서를 갖춘 '파동 작은 도서관' 개관을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대형 도서관 건립 역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16일 수성구 범물동 용지아파트 후문 옆 용학도서관. 24일 시험 운영을 앞두고 막바지 정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12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수성구청이 지은 구립도서관이다. 정희수(44)씨는 "동네 도서관이 없어 아이들 책을 빌리려면 수성도서관까지 가야했다"며 "새로 만들어진 도서관은 5층 규모로 지어져 독서 갈증에 목말라하는 이웃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대구 대형 도서관은 올 연말까지 3곳이 더 문을 연다. 올 10월 수성구 범어동에 민자 250억원을 들인 범어도서관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개관하며, 연말쯤에는 달서구 본리동 본리도서관과 동구 율하동 안심도서관이 문을 연다.
이처럼 대구가 대형 공공도서관부터 작은 도서관까지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지만 지역적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특히 대구 8개 구·군별 공·사립 도서관 분석 결과 서구와 남구 도서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남구의 경우 앞산공원에 인접한 시립 남부도서관외에 이렇다할 도서관이 없어 접근성이 가장 떨어졌다 .
작은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체계적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례 제정에 소홀한 것도 대구지역 지자체가 풀어야할 숙제다. 2008년 이후 포항과 영양 등 전국적으로 23곳의 지자체들이 '작은도서관 설치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마련했지만 대구에서는 단 한곳도 제정되지 않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