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빈대떡

입력 2010-02-18 15:50:02

식이섬유'비타민B1'철분 등이 풍부, 소화에 탁월한 전통음식

음식은 오랜 시간을 걸쳐 지역적 환경과 상황에 맞춰 거대한 문화로 형성돼 왔다. 하지만 문물교류와 시장개방은 예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세계 각국의 음식을 안방에서 맛보게 하고 있다. 흰 쌀밥에 따뜻한 국을 주로 먹었던 우리의 밥상에 쇠고기를 구운 스테이크가 오르고, 출출할 때 끼니로 때우는 간편한 먹을거리로는 햄버거를 찾게 됐다. 피자도 그 중 한 가지. 빈대떡을 부쳐 먹었던 우리의 입맛이 어느새 피자의 맛에 익숙해지고 있다. 중년층이 빈대떡으로 추억을 떠올릴 때 다양한 입맛에 길든 젊은 세대들은 밀가루와 버터, 치즈의 조화에서 나오는 피자를 찾는다. 전통과 현대 입맛을 대표하는 두 음식, 맛과 건강을 따져 어떻게 먹느냐도 식생(食生)의 지혜다.

▶녹두 반죽 빈대떡, 아미노산 풍부=빈대떡은 가난한 사람이 먹는 떡('빈자(貧子)떡')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옛날 빈대가 많아 빈대골로 불렸던 정동에 유난히 빈자떡 장수가 많아서 빈대떡이 되었다.

빈대떡을 만드는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지방마다 흔하게 만들어 먹었던 고유한 음식이다. 곡물가루를 반죽해 둥그스름한 모양을 만들어 기름에 지진 것이 일반적이다. 북한에서는 명절의 필수 음식으로 여기에는 암퇘지 기름을 쓴다고 한다.

녹두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불리고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긴 후에 물을 조금 붓고 맷돌이나 믹서에 간다. 여기에 양념한 쇠고기'돼지고기'배추김치를 섞고 소금으로 삼삼하게 간을 맞춘 다음 솥뚜껑이나 프라이팬에 한 국자씩 떠 둥글게 편다.

그 위에 실고추와 파를 얹어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녹두 간 것에 재료를 오래 넣어 두면 녹두가 삭아서 끈기가 없어지고 맛이 떨어져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섞어 두는 것은 좋지 않다. 빈대떡에 사용되는 메밀이나 녹두 등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양질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출 뿐만 아니라 혈당의 속도를 늦추어 체중조절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소화에 탁월한 효과가 알려졌고 비타민 B1, B2와 철분 등이 풍부한 돼지고기나 쇠고기 그리고 각종 채소를 혼합해 섭취하게 되는 영양 음식으로 알려졌다.

▶밀가루반죽 피자, 토핑이 입맛 유혹=피자만큼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동네마다 피자가게가 즐비하다. 젊은 세대에게 피자가 빈대떡보다 더 친숙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화 한 통이면 집안까지 배달해줘 먹기는 더욱 편하다. 피자는 19세기 후반 세계대전 중에 이탈리아에서 상품화됐다. 빵에 퓨레, 향신료, 치즈가루를 얹어 만든 피자는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는 미군에 의해 전파돼 올림픽대회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즐기는 음식으로 발전했다.

피자 만드는 방법은 이스트로 부풀린 밀가루 반죽으로 넓고 둥글게 밑면을 깔고 그 위에 토마토소스, 올리브, 버섯, 베이컨, 소시지, 새우 등 각종 재료를 얹고 맨 위에 모차렐라 치즈 다진 것을 뿌려 약 200℃의 오븐에서 20∼30분 동안 위에 뿌린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굽는다.

피자의 종류는 크게 팬을 이용해 굽는 팬(pan) 피자, 크러스트가 얇은 신(thin) 피자, 그리고 스크린이라는 기구를 사용하여 굽는 이탈리아 정통의 스크린 피자로 나뉜다.

다양한 토핑까지 얹어져 입맛을 당기지만, 고칼로리로 비만을 이끄는 음식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빈대떡과 비교하면 피자는 2배 이상 열량이 높다. 이런 피자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300㎉에 육박하던 피자의 100g당 열량이 최근 들어선 150~200㎉ 안팎으로 낮아지고 신선한 채소와 해물류 등을 활용해 열량은 낮추고 영양은 보완하는 한국식 피자로 진화하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도움말=김미옥 대구보건대 건강다이어트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