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건국 60년…인구 2.4배↑ GDP 746배↑

입력 2008-08-15 08:50:44

지난 60년간 우리나라 인구는 2.4배, 국내총생산은 746배로 늘어났고 수출은 무려 1만6천886배 성장했다.

정부 수립 60주년을 맞아 통계청이 14일 '대한민국 60년의 경제·사회상 변화'를 수치로 풀어 제시했다.

◆전화에 대한 아련한 추억

요즘은 초등학생도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화 한 대 값이 대형 아파트 한 채 값을 능가했다. 1955년 전화 가입자는 불과 3만9천명. 권력자가 아니면 전화기 갖기는 불가능했다. 1960년대 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전화 수요가 폭증하자 정부가 매매를 허용했는데 전화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다.

전화를 둘러싼 부조리가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정부가 전화 매매를 금지했고, 반대 여론에 부딪혀 다시 매매를 허용하면서 신규가입자는 매매할 수 없도록 했다. 이때 나온 용어가 그 유명한 백색전화(매매 가능)와 청색전화(매매 불가능).

1978년 청색전화 신청 대기자는 60만명, 백색전화 한 대 값이 260만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서울시내 165㎡(50평) 아파트 한 채 값은 230만원 안팎이었다.

1996년 318만989명이었던 휴대전화 가입자는 1년에 두 배씩 늘어 2008년 1월 현재 4천374만5천450명에 이른다.

◆산아제한서 출산장려로

'3·3·35'운동이란 게 있었다. 1966년 공공기관에 일제히 내걸렸던 표어다. '3년 터울로, 3명만, 35세 이전에 낳자'는 의미. 이 구호가 1970년대 들어 '딸 아들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바뀌었다가 1980년대에는 아예 하나만 낳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1981년에 발표된 인구증가 억제대책을 보면 가족계획에 참여하는 집에는 혜택을 주고 3명 이상을 낳으면 불이익을 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불임시술 가정에는 생계비를 지원하고 자녀 진료비도 깎아줬다. 그 결과 합계 출산율은 1960년 6명에서 1980년 2.83명, 1990년 1.59명, 2005년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저 출산율이 국가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자 가족정책은 출산장려정책으로 급선회했다.

◆건국 직후 인기직업은 고물상

광복 직후 미 군정이 실시되던 당시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타이피스트는 최고 인기를 누렸다. 자원과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 전국을 누비며 고물을 사들이던 고물상이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광산개발업자도 주목받는 직업이었다. 안정적인 급여를 받는 공무원과 학교 교사도 선망 직종이었다. 공무원과 교사는 상당기간 시들해진 적도 있으나 경제가 어려운 지금 다시 인기 직업군으로 떠올라 있다.

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 및 수출 입국이라는 기치를 타고 대기업과 종합상사 해외주재원들이 선망의 대상이었다.

◆'오라~잇'을 아시나요

버스 안내양은 1961년 처음 도입됐다. 이전엔 남자가 차장을 했고 명칭은 조수라고 했다. 70년대 중반 5만여명에 육박했던 안내양은 1982년 시민자율버스가 도입되면서 줄기 시작했고, 1989년 안내원을 두도록 한 자동차운수사업법 33조가 삭제되면서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자동차는 1955년 미군 지프를 개조해 만든 '시발(始發)자동차'가 시초. 1962년부터는 새나라자동차가 등장했다. 1955년 1만8천대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2007년 1천642만8천대로 52년만에 913배가 됐다. 같은 기간 승용차는 3천891배 늘었다.

◆더워지는 한반도

겨울만 되면 얼어붙던 낙동강 금호강에서 이제 얼음 구경이 힘들어졌다. 1970년대에는 전국 빙상대회가 한강 한가운데서 열리기도 했다.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던 한류성 어종 명태는 이제 동해안에서 거의 씨가 말랐고, 사과 재배지역은 대구경북을 넘어 강원도 양구까지 올라갔다.

2000년대 1월 평군 최저기온이 -4.8℃로 1910년대에 비해선 3.4도, 1970년대에 비해선 1.1도 상승했다. 6월 평균기온도 23.2도로 1910년대에 비해 2.4도 높다.

이대로 가면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것이라는 환경부 보고서가 나와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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