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가까이 다가선 복지서비스…대구 구·군 12개 프로그램 개발
취학 전 아동(250명)과 18세 미만 1, 2급 장애아(38명)를 자녀로 둔 대구 수성구 주민 288명은 지난달 23~31일까지 각각 '아동인지능력 향상'과 '장애아동 건강·교육·발달 지원'이라는 낯선 서비스를 가까운 동사무소에 신청했다. 이 두 가지 서비스는 1일부터 시행된 '지역사회서비스 혁신사업'의 수성구 사업 내용.
이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직접 발굴하는 프로그램으로, 보건복지부가 전국 공통(표준형)으로 시행하는 아동인지능력 향상, 아동비만관리 서비스와 기초자치단체가 직접 기획한 자체 개발형으로 나뉜다. 수성구청은 "전국 평균소득 이하 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 아동인지능력 향상 서비스는 3만 원의 바우처를 지원받아 바우처 금액만큼 정부가 지정한 민간업체를 통해 독서지도를 받거나 책을 빌릴 수 있는 사업이고, 구청에서 자체 개발해 소득기준 없이 신청할 수 있는 장애아동 건강·교육·발달지원 서비스는 월 20만 원의 바우처를 발급받아 놀이, 물리, 언어, 심리 등의 방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며 "복지 서비스가 기초생활수급자 중심에서 일반 서민까지 확대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1일부터 대구를 비롯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사회서비스 혁신사업이 시작됐다.
이는 수요자 중심의 복지 서비스 계층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으로, 종류도 다양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정부 표준형 이외에 대구 8개 구·군에서 자체 개발한 지역사회서비스 혁신사업은 모두 12가지. ▷동구, 수성구, 달성군의 장애아동 건강·교육·발달지원서비스 ▷서구 여성결혼이민자 및 자녀, 가족 사회통합서비스, 생활환경지원을 위한 지역 맞춤형 클린 도우미 사업 ▷남구 점프교실(장애아동의 청소년 방과후 교실 및 치료사 파견 사업) ▷ 북구 장애아동의 행복한 세상 만들기, 문화와 만나는 신나는 놀토, 청소년 영어 체험 캠프 ▷달서구 중소기업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심리상담 지원 서비스, 장애청소년 즐거운 동아리, 장애 및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놀이치료 서비스 등이다. 국비 70%, 시비 15%, 구비 15% 부담으로, 1일부터 올해 말까지 54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며 내년에는 사업비가 100억 원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시행 초기 혼란도 만만찮다. 사업 시행 지연과 본인 부담분 때문에 실효성 논란이 적지 않은 것. 원래 6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이 사업은 자체개발형은 6월 말, 표준형은 지난달 23일에야 시행이 확정돼 세부 사업 지침을 만들고 홍보하는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 대구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1일부터 시행됐지만 본격적인 서비스는 일주일 정도 더 지나야 하고, 구별 자체개발형은 9월이나 돼야 서비스할 수 있는 사업도 있다."며 "자칫하면 사업비를 다 쓰지 못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반드시 일정 부분 본인이 자부담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사업별 시행 기관을 직접 선정한 표준형의 경우 아동인지능력향상은 월 9천~1만 3천 원, 아동비만관리는 1만~3만 8천 원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구별 자체개발형도 최소한의 본인 부담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복지 서비스 계층을 확대하고 선진국이 지향하는 생산적 복지로 전환하려면 마냥 퍼주기만 할 수 없다."며 "또 초기 시행 과정에서 생기는 혼란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 바우처(voucher=현금 대용의 증표 또는 전표) 제도=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지불 보증 전표를 발행해 교육, 주택, 의료 등 복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