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10년만의 정비계획안…자연형 하천으로 옛 모습 찾을 듯
메마르고 오염된 '우리 동네 하천'이 친환경 공간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난개발과 콘크리트 더미에 신음하고 있는 대구 도심 하천들이 10년마다 실시하는 하천정비계획에 따라 자연 그대로의 옛 모습을 되찾게 될 전망이다.
대구 수성구 시지를 관통하는 매호천(연장 5.8㎞)과 욱수천(3㎞). 20년 전만 해도 수많은 물고기가 노닐던 두 하천은 1990년대 이후 대단위 택지개발에 따라 인근에 아파트와 대형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하류부터 물이 마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환경을 생각하지 않은 콘크리트 제방과 보가 물고기 및 수생 식물들의 서식을 막고 있다.
그러나 다음달 이후 두 하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진다. 대구시가 자연형 하천으로 새 골격을 짰기 때문. 시 관계자는 "하천정비계획의 1차 목적은 하천 폭을 넓히고 제방을 보강해 홍수에 대비하는 것이지만 친환경 수변 공간에 대한 사회적 욕구에 따라 자연형 하천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최종 고시에 앞서 나온 잠정안에 따르면 홍수 예방을 위해 매호천 3개 지점(우안 1천 635m, 좌안 256m)과 욱수천 2개 지점(우안 522m, 좌안 525m)에 걸쳐 하천 폭을 확장하고, 매호천 별도 2개 지점(우안 1천 275m, 좌안 877m)엔 제방 보강 공사가 추가된다. 또 각 공사 구간에는 자연형 호안 블록, 수직 생태 블록, 자연석 등 3가지 형태를 도입해 구간별 수생 식물 서식 공간도 형성된다. 이와 함께 매호천 14개, 욱수천 6개 보 주변에 계단형 징검다리 통로를 만들거나 구멍을 뚫어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계획. 대구시가 이 같은 내용의 하천정비계획을 다음달 최종 고시하면 수성구청은 반드시 이 계획대로 본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다른 대구 도심 하천들이 친환경 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기까지는 사업비, 사유지 보상, 유지용수 확보 등 넘어야 할 산들도 많다. 대구시는 대구 지방 2급 하천 24곳에 대해 하천별로 드는 수억 원 단위의 사업비 때문에 10년마다 한 번씩 하천정비계획을 세우는데 생태 보호가 급하고 아파트 개발이 잦은 팔거·매호·욱수·금포·동화천만 사업비를 투입했거나 투입할 예정이다. 또 팔거천 정비 공사에 나선 북구청의 경우 하천 사유지를 사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등 땅 보상 전쟁까지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물이 마른 도심 하천을 옛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려면 유지 용수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것. 한 구청 관계자는 "하천 주변 개발이 잇따르면서 물길이 막혀 대부분의 대구 도심 하천이 상류에서만 물을 볼 수 있는 건천으로 변했다."며 "대구시가 금호강 물을 유입하는 신천처럼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 올 수 있는 시설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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