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숲 중 절반가량의 건강 상태가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지보전협회'가 국내 최초의 '산림 건강 모니터링'을 통해 내린 판정이다. 나무의 수관 활력도를 기준으로 봤더니 숲의 9%가 죽거나 죽어 가는 상태였고, 10%는 중쇠퇴, 30%는 경쇠퇴 단계였다. 국내 수목 생육에는 수소이온농도(pH) 5.5의 토질이 적합하다지만 조사 대상의 14%는 4.5에도 채 못 미치는 强酸性(강산성)임도 확인됐다. 그런 흙은 숲에 필요한 양분을 저장하기 힘든다고 했다.
그냥 울창한 겉모습만 보고 방심하는 사이 우리의 숲이 위험에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벌거벗은 산에서 흙모래가 씻겨 내리는 일이라도 막아야 한다며 '砂防(사방)공사'를 국내에 도입한 지 100주년 된다는 이 즈음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게 아이러니컬하다. 1960, 70년대의 그 강력했던 나무 심기 정책의 상징이던 포항 오도리 사방사업 현장에 '사방기념공원'이 완성되려는 즈음, 만 30년 전 조성 완료된 그 숲이 황폐해져 간다는 反語的(반어적) 소식을 확대해 듣는 것 같아서도 마음이 무겁다. 안 그래도 이미 팔공산 기슭까지 재선충이 파고들어 곳곳에 '나무 무덤'들이 늘어가는 등 소나무 소멸 경보마저 내려져 있는 흉흉한 상황이기도 하다.
숲에 관한 국내 인식의 대세는 진작에 '산업'에서 '환경' 쪽으로 넘어갔다. 숲이 건강하지 않고는 인간 또한 건강할 수 없다는 깨우침 때문일 터이다. 그렇다면 숲은 그냥 버려둬도 좋은 대상이 아니라 건강하게 가꿔가야 하는 대상임이 자명해진다. 한 단계 강화된 대책을 주장해 온 전문가들의 警責(경책)을 되새길 일이다. 숲 100만㏊ 가꾸기 사업 등 노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임이 이번 조사로 드러난 점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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