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구청이 건축물 관리대장을 허술하게 관리하는 바람에 재산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구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어디에 가서 어떻게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박춘환(75) 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6년째 달서구청과 지상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97년 달서구 감삼동 61-7~9번지 땅을 매입, 건물을 세우려 했던 계획이 지난 외환위기 여파로 물거품이 됐는데 기가 막힌 것은 뒤이어 벌어진 행정당국의 어설픈 행정처리로 수억 원 대의 기존 건축물에 대한 권리마저 박탈당했다는 것.
박 씨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담보로 맡겨뒀던 박대지 380여 평이 경매에 부쳐졌다. 하지만 경매가 있기 전 감정평가를 거치는 과정에서 달서구청이 61-9번지 땅에 대한 건축물 관리대장을 잘못 발부하면서 건축물이 누락돼 지상권까지 사라지게 됐다는 것. 박 씨는 "1998년 10월 지번정리를 통해 61-7번지에 있던 건축물과 61-9번지에 있던 건축물이 61-9번지로 통합됐지만 2000년 8월 경매에서는 61-7번지에 있던 건축물이 누락돼 무허가건물로 처리됐고 결국 건축물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구청이 건축물 관리대장을 잘못 발부하는 바람에 61-9번지 건축물만 인정돼 경매 낙찰받은 최 씨가 30여 평이 넘는 61-7번지 건축물을 철거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행정당국의 실수로 최 씨와 협상을 통해 처분돼야할 재산권이 원천 박탈당했다는 것. 박 씨는 그 후 달서구청에 서면을 통해 공개질의서를 10여 차례 보냈지만 구청 측은 "지번통합과정에서 정리해야할 건축물 관리대장을 따로 보관해뒀을 뿐 고의적인 누락이 아니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 씨는 "건축물 등록대장이 누락되는 바람에 이런 문제가 나타난 만큼 구청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분명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달서구청은 "당시 건축물 신축공사를 위해 동사무소를 찾은 새 대지 소유주의 말만 듣고 61-7번지에 건물이 없다는 것을 판단, 건축물 관리 대장을 말소시킨 직원에게 절차상의 착오가 있어 훈계 조치를 내린 적은 있다."며 "보통 대지소유자가 건축물 소유자와 같아 원활한 민원서비스를 위해 말소처리한 건 사실이지만 건축물 소유주가 건축물 멸실신고를 해야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구청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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