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쇠고기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정부는'쇠고기 시장이 개방되지 않으면 한미 FTA 협상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고 미 의회,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총동원돼 시장개방 공세를 펴고 있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 수입육 시장을 장악한 호주산 쇠고기와 한우도 가격인하 등 대응이 불가피해 한·미·호주간 시장쟁탈전이 불붙게 됐다.
◇미국, 왜 한국시장 집착하나
농림부 자료 등에 따르면 미국 네브라스카주 평균 최상급 쇠고기 생산자 판매가격은 100kg당 170달러선, 도매가격은 320달러 선으로 지난해 말 한우 산지가격 75만원선, 도매가 146만선에 비해 25% 수준이고 소비자 가격은 3분의 1 수준. 수입쇠고기에 물리는 40% 관세가 유지된다 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가격을 무기로 2003년 12월 광우병이 발생하기전까지 한국 수입쇠고기 시장을 지배한 바 있다. 국립수의검역과학원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수입쇠고기 가운데 75%(금액기준)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으로서는 수출물량 127만t가운데 25만t을 한국에 팔았을 정도로 한국은 큰 시장.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되면서 그 빈자리는 고스란히 호주의 차지가 됐다. 작년 호주산 비중은 2003년 당시 미국과 비슷한 79%(금액기준)를 차지했다. 소비자 가격도 미국산과 비슷한 3분의 1 수준이다. 미국육류수출업자들은 한국의 까다로운 검역만 없다면 호주산과 경쟁해 우위를 점할 수 있고 풀을 먹여 기르는 호주산보다 곡물을 먹인 미국산이 더 맛있다는 점과 광우병 등 안전성에 대해 대대적인 언론홍보를 시작했다.
◇수입육 패권 유통과 마케팅에 달려
소비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 것 인가.
미국산은 부드럽고 호주산은 질기다는 것이 예민한 소비자들의 인식이었다. 한국인들이 적당한 지방이 섞인 마블링(상강도·霜降度) 수치가 높은 쇠고기를 선호해 목초지에서 자연방목한 호주산에 비해 곡물로 비육하며 마블링이 높도록 만든 미국산을 선호하고 있기때문. 그러나 호주산도 한국인의 기호에 맞춰 곡물비육 쇠고기 사육을 늘려왔고 미국산이 갖고 있는 장점을 많이 수용해 맛과 품질에서는 경쟁구도가 더 치열하게 됐다. 이때문에 전문가들과 유통업자들은 미국산이든 호주산이든 쇠고기 맛과 품질은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어 수입육 시장은 유통과 마케팅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우에 미칠 영향은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 수입되더라도 당장은 쇠고기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굳이 쇠고기 가격을 내리려 하지 않을 것이고 수입물량도 초기에는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만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파급영향 분석'에 따르면 미국산이 본격 상륙할 경우 한우 산지가격은 최소 6.4%, 최대 39.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3등급 한우를 중심으로 10% 이상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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