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제2금융권' 청원경찰 없어 범행 표적

입력 2007-01-16 09:51:45

금융기관 총기 강도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방범이 허술한 제2금융권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총기 강도는 대구·경북 5곳을 포함, 전국에서 모두 18곳에서 발생했다. 이중 농협, 신협 등 제 2 금융기관은 모두 13곳이다. 대구·경북 제 2 금융기관의 경우 15일 대구 달성군 옥포 농협 신교지점을 비롯, 지난해 9월과 4월의 경산농협 옥곡지점과 하양농협 강남지점, 2005년 5월 대구 달서구 이곡동 신협 등 4곳에서 총기 강도가 발생했다. 은행 총기 강도는 지난 2001년 12월 대구 달서구 월암동 기업은행 공단지점 1곳 뿐이다.

이처럼 제 2금융권에서 총기 강도 발생이 잦은 이유와 관련,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단위농협 지점들은 청원경찰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직원들의 대처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나 군 단위 지점들은 직원이나 규모가 작아 보안이 허술할 수밖에 없고 도심과 멀리 떨어져 경찰이나 사설경비업체 출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리기 때문에 주 표적이 되고 있다. 사설경비업체 관계자들은 "관할 면적은 더 큰 데 비해 영업소나 차량 숫자는 시내보다 더 적다."며 "고객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보안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해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사설경비를 꺼린다."고 전했다.

게다가 도심의 제 1금융권에 비해 고객이 적어 위험성 및 실패 확률이 낮은데다 차량 정체도 덜해 도주가 쉬운 점도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옥포농협 신교지점 관계자는 "자체 경비를 서고 CCTV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춰 매달 1차례 모의 범죄 훈련을 한다."며 "자체 방범 시스템으로 가스분사기와 야구방망이, 3단 전기 충격기까지 도입했지만 실제 사건 현장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상준·장성현기자

※2000년 이후 은행 총기강도 사건 일지

▷2007년 1월 15일 대구 옥포농협 신교지점

▷2006년 11월 14일 경기도 광주시 농협

▷2006년 11월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2006년 10월 20일 서울 역삼동 국민은행 강남PB센터

▷2006년 9월 15일 경산농협 옥곡지점

▷2006년 9월 19일 충남 논산시 부적농협

▷2006년 4월 6일 경산 하양농협 강남지소

▷2005년 11월 20일 울산 두북농협

▷2005년 5월 26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신협

▷2003년 12월 16일 광주 광산구 평동농협

▷2003년 8월 6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농협

▷2002년 10월 11일 경기도 포천 영북농협

▷2002년 4월 18일 경기도 시흥시 소래농협

▷2002년 3월 12일 전북 군산 성산농협

▷2002년 3월 9일 서울 상봉동 한빛은행

▷2001년 12월 21일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2001년 12월 11일 대구 달서구 월암동 기업은행 공단지점

▷2001년 7월 6일 대전 원내동 농협출장소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