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밑이 어둡다고 합니다. 올 해 매일신문은 '등잔밑'을 두루 살펴 보석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바로 경북도내 관광지들을 둘러보는 일입니다.
문화관광부는 올해를 '경북 방문의 해'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경북도는 매 주말마다 1박2일 일정의 '경북도내 주말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매일신문은 이 프로그램에 동참, 앞으로 1년 동안 '잘 알면서도 그 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그런 곳들을 찾아갑니다.
전국 시도(市道) 가운데 가장 넓어 관광자원이 넘치는 곳. 경북도가 두 팔 활짝 벌린 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서오이소!"
'어서오이소! 경북 2007'. 첫 테이프는 청도가 끊었다.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기자는 '주말여행' 첫 프로그램에 참여한 서울·경기지역 관광객 43명과 동행, 청도를 들여다봤다. 소싸움하는 곳 정도로만 알려진 청도. 그 곳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맛과 멋, 그리고 여유'가 있었다.
◆맛…미나리, 추어탕, 감, 팽이버섯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한재 미나리'. 13일 낮 청도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첫 번째 관광순서로 청도 '한재 미나리 단지'를 방문, 재배 현장을 둘러본 뒤 삼겹살과 미나리의 '절묘한 만남'을 맛봤다.
한재 미나리의 특징은 지하 100~200m에서 끌어오린 청정 지하수로 키운다는 점. '미나리는 더러운 물에서 자란다'는 인식을 바꿔놓은 곳이 한재 미나리다.
친환경 농산물이라 씻어서 바로 먹는다. 한재 미나리는 국내에서 채소로는 가장 먼저 '품'자 마크를 획득했다. 알싸한 맛과 향긋한 냄새가 특징.
이 동네 박정진(52) 작목반장은 "재배 현장에 오면 이 곳에 마련된 평상 위에서 미나리를 맛볼 수 있다. 삼겹살을 원하면 부근 식육점에서 배달을 해와 즉석에서 구운 뒤 미나리·삼겹살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며 "성인병 예방과 여성들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별미는 추어탕. 관광객들도 다음날인 14일 점심으로 추어탕을 맛봤다. 추어탕집은 청도역 부근에 많다.
미꾸라지만 넣어 추어탕을 끓이는 곳도 있지만 잡어를 이용, 추어탕을 만들기도 한다.
청도는 산세가 깊어 물이 맑다. 맑은 물에서 자란 고기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낸다. 비린 맛이 거의 없고 담백하다. 맛본 관광객들도 엄지손가락을 쳐들었다.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별미는 감.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도에서만 나온다는 '씨없는 감'을 원료로 한 가공품이 많다. 홍시를 얼린 '아이스홍시', 홍시를 발효 숙성시킨 '감식초', 홍시를 말린 '감말랭이' 등 '감 시리즈'가 망라돼있다.
전국 생산량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팽이버섯 제조공장을 둘러본 뒤, 맛보는 것도 혓바닥을 놀라게 할 일.
◆멋…운문사, 이호우 시비, 와인터널
비구니들이 머무는 것으로 유명한 청도 운문사. 아침 일찍 운문사로 향하는 길을 걸으면 키 큰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향내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잠을 더 줄일 자신이 있다면 운문사 새벽 예불에 참여하는 것도 머리를 맑게 만드는 일. 새벽 3시 30분 시작, 약 1시간쯤 이어지는 운문사 새벽 예불. 수도권에서 온 관광객들도 30여 명이 14일 새벽 열린 예불에 참석, 감탄사를 쏟아냈다.
새벽 예불에 참석을 원하는 단체 관광객들은 청도군청 문화관광과(054-370-2377)를 통해 사전에 사찰 측에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필수. 또 새벽 예불에 참석한다 해도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다.
왕년의 '문학소년·소녀'였다면 시조시인으로 유명한 이호우 생가와 시비를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시비는 마음대로 둘러볼 수 있지만 생가에는 사람이 살고 있어 역시 군청 문화관광과를 통해 사전에 방문허락을 얻는 것이 좋다.
붐비는 곳을 좋아한다면 '장'이 서는 광경을 보는 것도 유익할 터. 청도시장 등 5곳에서 5일장이 선다. 장 서는 날짜는 군청 산업경제과(054-370-6271)에 확인하면 된다.
와인터널도 빼놓을 수 없는 멋과 여유의 장소다. 폐선된 경부선 터널을 와인저장고로 쓰고 있는 와인터널. 길이가 1km에 이르는 이 곳에는 지난해 봄 와인 카페도 문을 열었다. 청도 특산품인 감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오전 9시 30분 개장, 오후 8시 폐장.
여름이 성수기인데 냉방기를 전혀 가동하지 않고도 14℃안팎에서 온도가 꿈쩍않는다. 겨울에도 비슷한 온도. 쾌적한 느낌이 든다. 한꺼번에 50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다는데 입구 주차장이 좁은 것이 흠이다.
목욕을 하고 싶다면 지하 1천m에서 뽑아낸 온천수를 자랑하는 용암온천에 가보면 된다. 43℃ 수준의 온천수. 경북도내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 '주말여행' 이번 주(20~21일)는 동해안 겨울대게와 온천웰빙 나들이(영덕·울진)입니다. 안내 www.gbtour.net문의 02)2127-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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