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멘토·멘티' 지자체 중 첫 도입

입력 2007-01-08 07:21:07

"같이 운동도 하고 술도 마시고, 직장 내에 특별한 관계가 있으니 참 좋아요."

3일 오후 1시. 점심시간이 끝난 경북공무원교육원 앞뜰에는 유난스런 수다로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이정숙(37) 씨와 이혜정(30) 씨, 그리고 임우현(44) 씨와 이정화(28) 씨가 수다의 주인공이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로 각각 엮어진 이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들이 멘토와 멘티가 된 것은 지난해 2월. 이혜정 씨와 이정화 씨가 신입으로 사무실에 발령을 받으면서부터다.

"민간기업에 있다가 공무원이 되면서 분위기 적응이 어려웠는데 바로 전임자인 선배가 도와줘서 훨씬 좋았어요. 특히 여자 선배가 멘토가 되니 딱딱한 공직사회를 여성이 헤쳐나갈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해 줘, 여성이 겪는 문제를 함께 얘기할 수 있어 좋아요."

임우현 씨와 이정화 씨는 성은 다르지만 결속력이 강한 멘토와 멘티다. "둘 다 운동을 좋아해 배드민턴·탁구를 치며 더욱 친해졌어요. 도청 체육대회도 팀으로 출전했는걸요." 이정화 씨는 멘토 덕분에 직장 적응기간이 많이 단축됐단다. "먼 훗날 저도 인간적 도움을 많이 주는 멘토가 되고 싶어요."

경북도청은 지방자치단체 전국 최초로 2005년 6월 사내 멘토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맺어진 멘토와 멘티는 152쌍. 멘토링 제도 덕분에 신규 채용한 직원이 업무를 습득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그런가 하면 경북도는 2006년부터 외국 이주여성과 지역여성을 이어주는 '대모(代母)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별로 부분적으로 진행되던 대모제도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 현재 경북도내에 '대모제도'로 맺어진 외국인 여성과 한국여성은 총 776쌍. 6개월 전부터 같은 마을의 베트남 여성 레티휘 씨의 대모역할을 해온 김두한(51·경북 예천군 개포면) 씨는 "한동네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더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된다."면서 "도움을 준다기보다 서로 어려운 점이 있으면 함께 나누고 있는데, 앞으로 맛자랑대회 등에도 함께 출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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