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를 가상문자로?'...수능 이색문제

입력 2004-11-18 12:01:56

올해 수능에서도 수험생들에게 종합적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이색 문제들이 출제됐다.

고령화 사회나, 대통령 선거와 언론 보도의 상관관계 등 시사성 있는 문제도 있었고 실생활과 결부된 문제들도 나와 교과서의 안과 밖을 연결시키려 애쓴 흔적이 눈에 띄었다.

1교시 언어영역 홀수형 시험지(인문·자연계 공통)의 경우 최근 실시된 미국 대선과 관련, 우리나라와 달리 선거 과정에서 언론이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할 수 있는 독특한 전통을 소개한 시사성 있는 지문이 나왔다.

또 '도토리'의 발음을 가상의 기하학적 음운 문자로 표현할 경우 어떤 것이 알맞은가를 물어 창의력과 규칙에 대한 이해력을 보는 이색 문항도 있었다.

아울러 소설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드러난 분위기를 파악해 가상의 ' 이효석 문학제'를 알리는 초청장 문안을 선택하라는 문제와 조선시대 성리학자 이황이 시인 조지훈의 수필 '멋 설(說)'에 발문(跋文)을 단다면 적절할 문안을 고르라는문제도 있었다.

2교시 수리영역에선 '나'형에서 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의 예상 시기를 묻는 문제가 나와 시사성을 띠었고 확성기의 출력과 거리의 상관관계를 묻는 문제도 있었다.

'가''나'형의 11번은 수열과 가우스가 결합된 문제로 일반적인 수열의 규칙을 찾는 문제와 달리 가우스의 성질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수열을 행렬로 나타내 성분의 합을 구하도록 한 '나'형 22번은 일반적인 수열의 규칙성을 찾고 행렬을 만드는 문제에 비해 행렬의 성분의 합이 수열을 이룸을 이용하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3교시 외국어영역 듣기 분야에선 대화를 들은 뒤 받아야 할 거스름돈을 계산하도록 해 영어뿐 아니라 계산능력도 함께 평가했다.

또 충전지를 의인화해 "면도기가 남편이고 아들은 사진기이며 딸은 리모컨"이라고 소개한 뒤 이 사물의 정체를 맞추도록 하는 문제도 나왔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에 관련된 문제, 태풍 피해와 화성 대접근 등 시사성 있는 문제도 출제됐다.

4교시 탐구영역 분야에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최근 시사상식을 연결한 '튀는' 문제가 있었다.

국사 과목에서는 백제와 고구려의 옷차림과 언어의 유사성, '고려는 원래 고구려라고도 했다'는 '송사'의 한 문장,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후예로 나라이름을 고려라고 했다'는 '고려사'의 기록을 제시하고 이를 포괄하는 주제를 물었다.

(2번) 정답은 '당연히' ⑤번 '고구려사의 한국사 귀속의 당위성'.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겨냥한 시사적인 문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근현대사 과목에서도 중국과 관련한 영토문제를 탐구하기 좋은 자료로 간도협약을 꼽는 문제(10번)도 나와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귀속 움직임에 못을 박으려는 '의도적인' 문제가 거듭 출제됐다.

정치 과목에서는 지난 4·15 총선에서 새로 도입된 비례대표제를 묻는 문제(1번, 8번)가 2문제나 출제됐고 한국지리에서는 지역별 특화단지의 장점과 관련한 문제(9 번)가 나와 현 정부의 지방 분권화 정책을 반영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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