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먹는 장사를 해도 밥먹기 힘드네(?)".
경기 침체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음식점에도 생사(生死)를 건 구조조정의 태풍이 불고 있다.
가격 파괴만으로는 어려움을 이길 수 없어 종업원을 내보내고 가족끼리 단촐하게 운영하는 자급형 음식점들이 속출하고 폐업도 잇따르고 있는 것.
29일 점심시간, 대구 중구 성내2동 한 삼계탕 전문점. 70∼80명이 앉을 수 있는 넉넉한 홀을 가졌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손님은 불과 7명이었다.
주인 조모(49)씨는 "하루에 10그릇도 팔지 못하는 날이 대부분이고 어떤 날은 한그릇도 팔지 못할 때도 있다"며 "업종 전환을 하려해도 추가비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삼계탕 맛집으로 명성을 날리던 이 식당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점심시간때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종업원 4명중 3명을 내보내고 종업원 한명과 주인, 단 두 사람이 손님을 받고 있다.
대구 수성구 두산동 들안길 한 숯불갈비 식당도 비슷한 상황. 이곳은 장기 불황에다 광우병 파동이 아직까지 숙지지않아 개업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주인 안모(52)씨는 "10년전 개업했는데 이번처럼 손님이 없어 고민하기는 처음"이라며 "요즘은 들안길에도 몇몇 업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일부 식당은 종업원을 모두 내보낸뒤 주인 혼자서 조리, 음식 나르기, 계산 등 1인3역을 하고 가격파괴까지 벌이면서 생존책을 찾고 있다.
김밥 500원, 라면 1천원, 모든 메뉴 2천원 등 생각지도 못한 가격표가 문밖에 내걸리고 있는데 중구 동성로에서 수제비 전문점을 운영하는 홍모(50)씨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 달랑 들고 김밥 1줄을 사가는 학생들도 많다"며 "인건비도 나오지 않지만 이렇게라도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문을 닫지않고 버틴다"고 했다.
견디다 못해 문을 닫는 식당도 크게 늘었다.
올해들어 지난 26일까지 폐업신고된 일반 음식점은 대구에서 886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0곳)보다 100곳 가까이 늘었다.
특히 3월들어서는 폐업하는 식당이 더욱 크게 늘어나 357건이나 됐다.
달서구청 위생과 성용옥 위생허가담당은 "올들어 세금을 체납하는 업소도 크게 늘고 있다"며 "4, 5월 들어서면 폐업신고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식당들이 가격파괴에 나서거나 종업원을 대폭 줄이는 등 자구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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