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재래 5일장 "사람들이 몰리네"

입력 2004-03-30 14:49:31

경북지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꼽히는 영천 공설시장. 수육과 곡물류, 돔배기 등이 특화상품이다.

5일장 풍습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장날엔 2만명이 찾는다.

지난 2002년 17억8천만원을 들여 현대식 주차장을 만들었고, 작년엔 25억원을 들여 1, 2지구의 아케이드(비 가림 시설), 공중 화장실 및 작업을 설치했다.

또 다음달 50억원을 들여 3, 4지구의 철거와 동시에 공사에 들어가 점포 개축, 통로 포장, 아케이드 설치를 시작하며 오는 9월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김용학(57) 번영회장은 "당초 현대화된 시장이 들어서면 손님들의 발길이 멀어질 것으로 염려해 반대하는 상인도 많았지만 최근엔 오히려 가정경제를 짊어진 젊은 층이 많이 찾아와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했다.

40년째 곰탕집을 하는 이휘자(67)씨는 "주차장 시설이 들어서고 일부 공사가 끝나자 예전 만큼은 안되지만 차츰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겼다.

회타운과 건어물상으로 유명한 포항 죽도시장. 지난 2001년부터 20억원을 들여 현대화에 착수했다.

회와 과메기, 건어물, 농산물 특화거리를 만들고, 쇼핑카트기를 구입했으며, 가이드북 2만권을 만들어 배포했다.

공중화장실 4곳과 보도석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이며, 아케이드도 설치하고 있다.

판매량도 평소보다 20~30%가량 늘었다.

박삼식(52) 죽도시장 회상가 번영회장은 "작년 6월 죽도시장 상가와 도로, 하수도 등이 깨끗하게 정비됐고, 지붕을 아크릴 아케이드로 설치해 비가 와도 고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간판시설, 조명시설, 가판대 등이 말끔히 정비되면서 위생 문제도 해결돼 시장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현재 횟집 한 곳당 하루 평균 1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관광객 김옥기(49.여.서울시 명일동)씨는 "동해안 최대 수산물시장이라는 명성을 듣고 찾아왔는데 시설이 깨끗하고 위생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며 "특히 횟집 지붕을 연결해 놓은 파란색 아케이드와 규격화된 간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안동 최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도 오랜 침체를 벗어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2년부터 28억원을 들여 시작한 환경개선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깔끔한 외형을 갖췄고, 내부환경도 이용자 편의 위주로 개선됐다.

주민들이 새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아케이드 설치로 비가 와도 쾌적한 환경에서 장보기가 가능하다.

안동시는 다음달 준공식에 맞춰 축제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품목 특화전략으로 자생력을 갖추게 한다는 것. 우리 농.수산물과 혼수 코너 등을 집중 육성, 품질 좋고 값싼 상품을 공급하고, 시장내 문어 및 국밥 골목 등 먹을거리 코너도 활성화해 재미있는 장보기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시장 상인들도 서민을 대상으로 저가 상품권 및 할인권 등을 발행해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권기현 중앙시장 환경개선사업 추진위장은 "사업시행 후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며 "다만 핵심사안인 주차시설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시가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도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에만 국비와 지방비 등 296억원을 경주 성동시장, 안동 용상시장, 영천 공설시장, 고령 종합시장 등 43개 재래시장에 쏟아붓는다.

'즐겁고 쾌적하고 재미있는 시장보기'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꾸미겠다는 의지다.

낡은 점포는 과감이 뜯어낸 뒤 새로 짓고, 냄새나는 화장실은 깔끔한 수세식으로 바꾸며, 썩은 물이 고여있는 바닥도 새로 포장한다.

지역 대표시장을 중심으로 연차적으로 홈페이지를 꾸며 재래시장간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시.군지역 소비자만으로는 재래시장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 재래시장을 관광명소로 바꿔 도시민들이 나들이삼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안이다.

시장에서도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시장 고유의 브랜드와 캐릭터를 만들어 시장별로 특화된 이미지를 창출하기로 했다.

경북도 경제교통정책과 정석권 유통경제담당은 "지역특화 및 전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안에 재래시장을 평가해 '지역특화시장'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영천 한약재, 상주 곶감, 의성 마늘, 영덕 대게, 영양 고추 등 비교우위 상품을 중심으로 전문화된 특화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영천.이채수기자 cslee@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