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김장환(45.대구 달서구 도원동)씨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계단.소화기 위치를 꼼꼼히 챙긴다.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서다.
김씨는 "지하철이 다시 개통돼 편해졌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지하철 안에서 조는 것도 애써 참는다"고 말했다.
화재참사 이후 1년이 다 된 지금 대구지하철은 과연 안전해졌을까.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시민들은 그렇지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를 반영하듯 지하철 이용승객은 올해 들어 하루평균 12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천명의 87%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구지하철이 '안전철'이 되기위해 참사 이후 벌여온 사업을 점검해본다.
◇무엇이 바뀌었나=대구지하철공사가 지난해 내놓은 종합안전개선대책에 따르면 오는 2007년까지 모두 660억원을 투입, 차량.시설.전기통신.인적제도 등 4개 분야에 걸쳐 75건의 안전개선사업이 추진된다.
이 가운데 전동차 의자 방염처리, 출입문 비상열림장치, 축광(蓄光)형 스티커 부착, 피난구 유도등 보완, 소화기 추가 비치, 전동차 옥상감시용 CCTV 설치 등 26건이 완료됐다.
특히 화재가 났던 중앙로역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동안 공사비 246억원, 연인원 1만8천명, 각종 장비 900여대가 투입돼 완전 복구됐다.
승강장 화재때 연기의 이동 속도 및 온도를 저하시켜 유독가스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수막설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치됐으며 승강장에서부터 출구까지 바닥에 축광 유도타일을 깔아 정전이나 화재로 앞을 볼 수 없을 때 승객 피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축광 타일과 본선 터널 내 배터리형 비상조명등은 올 연말까지 1호선 모든 역사의 승강장.대합실에 설치된다.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분야별 안전교육 교관 44명을 임명하고 사고발생때 신속한 구조활동을 위한 안전교육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키로 했다.
또 분기마다 지하철역과 차량기지에서 각종 사고대비 모의훈련을 갖는 한편 매월 민방위의 날 훈련때 전동차 칸마다 직원을 탑승시켜 승객들에게 비상시 소화기 사용법, 출입문 여는 법 등을 시연할 예정이다.
◇남은 과제들=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참사 당시 인명피해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전동차 내장재의 교체가 예산 등의 이유로 조속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
지하철공사는 내년 6월까지 총 224억원을 들여 1호선 전동차 204량의 내장판.단열재 등 내장재를 선진국 수준의 화재안전기준으로 강화키로 하고 올 상반기 중으로 우선 8편성의 내장재를 바꿀 예정이다.
지하철공사 한 관계자는 "내장재 교체 등과 관련한 예산이 연차적으로 내려오는데다 작업도 전동차를 운행하면서 진행해야하는 탓에 1량씩 교체작업을 해야한다"며 "예산과 인력문제 때문에 '선운행 후보완'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지하철공사는 12일 월배차량기지사업소에서 지하철 화재참사 유가족과 대구시.시민단체 관계자, 안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동차 내장재 교체설명회와 불연성 내장재에 대한 화재실연(實燃) 행사를 갖는다.
또 참사 발생시 종합사령팀, 기관사, 중앙로역 역무실간 무선교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통합지휘무선망과 연계해 기관사, 사령실, 역무원, 119구조센터 등이 일괄교신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역무원에게는 무전기를 지급해 긴급사태시 종합상황실이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잇따르는 선로 추락 등 승강장 안전사고의 근본적인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스테인리스 안전펜스를 사고 위험도가 높은 환승역이나 혼잡이 심한 역부터 시작, 2005년 말까지 모든 승강장에 설치키로 했다.
대구지하철2호선 다사.대실역 등 신설 역에는 선별적으로 스크린도어(Platform Screen Door)도 도입된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