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에 나섰던 대구지역 한 구청 공무원 일행이 이탈리아의 한 식당을 찾았다. 잠시 후 음식을 가져온 이탈리아 종업원이 음식이 놓인 접시를 던지다시피하면서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해 공무원들은 깜짝 놀랐다.
"전달, 전달". 우리나라 단체 여행객들이 느긋하게 기다리며 종업원들에게 서빙을 받지 않고, 자신들끼리 음식을 전달하면서 하는 말을 이탈리아 종업원이 그대로 따라 했던 것이다.
왜 우리는 '빨리빨리' 조급증의 노예가 됐을까.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 박사는 조급증의 원인은 지난 40여 년간의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빨리 움직이면 돈.이익.권력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임기응변식 생존전략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인격이나 사회기여도가 아닌 감투나 집, 자동차의 크기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한국인 특유의 공간주의적 사고와 가치관이 가속도를 더했다고 꼬집었다.
슬로 푸드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경남대 김종덕 교수(사회학)는 개인이 기댈 곳 없이 자신을 책임져야만 하는 빈약한 사회복지, 몇년 전부터 불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바람에서 한국사회 조급증의 원인을 찾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어느 정도 경제적 성취를 이룬 국가들은 '쾌적한 성장(Smart Growth )'을 시작할 때"라며 "이제는 기존의 성장위주 패러다임을 벗어나 속도를 자연의 리듬으로, 경쟁을 다른 사람과의 연계로, 개인중심에서 공동체와 개인의 균형된 발전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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